서울시 안정 이끈 서정협 시장권한대행 100일…이젠 내부기강 잡기

초유의 시장궐위…코로나 재확산·국정감사 `선방`
정부보다 한발 앞선 선제적 코로나19 대응 호평
국감서도 방어에 급급하기보단 유연한 대처 두각
"줄서기 안 된다"…보궐선거 앞두고 외풍도 차단
  • 등록 2020-10-18 오후 2:33:04

    수정 2020-10-18 오후 9:53:20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시민의 삶이 존재하는 한 시정(市政)은 어떤 순간에도 계속돼야 합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지 지난 17일로 100일째를 맞았다. 서 권한대행의 짧은 소회는 지난 7월10일 권한대행 체제 발표 당시 “서울시정은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중단없이 계속돼야 한다”는 다짐과 일맥상통한다.

당초 박 전 시장 부재에 따른 시정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행정공무원 출신인 서 대행은 특유의 조용한 리더십, 시스템 리더십, 수평적 리더십으로 사상 초유의 시장 궐위 상태에 놓인 서울시의 혼란 상황을 빠르게 수습, 회복하고 시정을 안정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K방역을 이끄는 서울시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코로나19 대응을 꼽을 수 있다.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하자 치료병상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전담병원을 확대 지정하고 생활치료센터 조기에 마련했다. 마스크 의무화 이후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매뉴얼을 마련하는 한편 포스터와 유튜브 영상 등 강력한 캠페인 벌이며 발빠르게 후속조치를 이어갔다.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습니까? 남이 씌워 줄 땐 늦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포스터와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숨겼다가 구상권 2억 원이 청구됐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 ‘넋나간 가족’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울러 중앙정부에 한 발 앞서 서울 전 지역 10인 이상 집회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방역 사각지대로 꼽힌 일부 한강공원 출입을 통제한 결과 150명대까지 치솟았던 서울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7일 20명대로 떨어졌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현재 서울은 마스크착용, 출입명부 작성,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정부 지침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대책으로 천만도시 서울을 감염병 위기로부터 사수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선 민생경제에 대한 지원에도 속도를 내며 시정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민생방역 대책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공공상가 점포에 임대료를 지원하는 한편 집합금지·제한 업종을 대상으로 0%대 초저금리 융자를 제공했다. 또 특고·프리랜서도 융자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고용 사각지대 지원을 강화했다.

서울 시장 없는 사상 초유의 국정감사도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큰 논란 없이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박 전 시장이 없어 다소 맥이 빠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서 대행은 국감 단골 메뉴인 TBS교통방송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제기와 서초구 재산세 감경, 전임 시장 성추행 문제 등에 방어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유연한 태도로 국감을 치렀다.

조용한 리더십으로 현장을 챙기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방식으로 조직 내 혼란을 빠르게 수습하고 시정을 안정시켰다는 점에서 서 대행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는 매일 오전 권한대행 주재로 부시장단, 주요 간부들과 시정 핵심 이슈를 논의하면서도 권한은 과감히 현장에 이양해 힘을 실어줬다.

최근에는 선거를 앞두고 조직 기강도 다잡고 있다. 서 대행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선거를 앞두고 줄서기는 안 된다”면서 “공직자로서 자존심을 걸고 흔들림 없이 업무에 임해달라”며 정치적 외풍에 흔들리지 말라고 강조했다. 차기 서울시장을 뽑는 보궐선거는 내년 4월7일로 예정됐다. 신임 시장의 정책 기조에 따라 시정 방향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고위직들이 몸 사리기에 나서는 것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다.

이에 대해 시 고위 관계자는 “서울이라는 메가시티 행정을 앞으로 6개월 더 진두지휘하며 최장수 권한대행의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도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시정을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고양이 닮은꼴...3단 표정
  • 아스팔트서 왜?
  • 한혜진 시계가?
  • 이런 모습 처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