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왕, 키스는 이유없이… 희한한 프랑스?

NYT 지국장 5년 체험 담은 ''안내 기사''에서 꼬집어
  • 등록 2008-03-24 오전 10:50:00

    수정 2008-03-24 오전 10:50:00

[조선일보 제공] "누구에게나 두 개의 나라가 있다. 자신의 조국과 프랑스." 19세기 프랑스 희곡에 나오는 대사다. 그만큼 프랑스가 유별난 나라란 뜻이다.

뉴욕타임스(NYT)의 파리 지국장으로 5년 반 근무한 일렌 사이얼리노(Sciolino) 기자도 비슷한 소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그가 NYT 23일자에 실은 '프랑스인에 대한 안내' 요약.

◆과거에 집착=프랑스인의 역사 사랑은 '강박'에 가깝다. 나폴레옹이나 마리 앙투아네트(프랑스혁명 때 처형된 왕비)가 지금도 종종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온갖 기념일이 난무한다. 비키니 탄생 60주년, 브래지어 탄생 100주년 행사도 있었다. 잃어버린 영광에 대한 집착, 미지근한 경제에 따른 불안, 외국 이민자에 대한 통합 노력의 반영이다.

◆'섹시함'에 대한 끝없는 열정=은퇴한 80대 여류 작가도 딱 붙는 스웨터와 바지, 가죽재킷 차림으로 매혹을 발산한다. 여배우 아리엘 돔바슬(Dombasle)은 50대 나이에 주간지 '파리 마치'에 가슴을 드러낸 표지 모델로 나섰다. 이곳 여성에게 '섹시함'은 나이와 무관한 '태도'의 문제이다. 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9명이 '성적(性的)으로 활동적'이라는 연구도 있다.

◆키스 공세, 이유는 없다=이방인들은 프랑스식 '양볼 키스'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자크 시라크(Chirac) 전 대통령은 소리만 큰 볼 키스보다, 여성의 향을 느낄 수 있는 손등 키스를 선호했다.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대통령은 예측불허. 안 내키면 악수만 건네고 맘에 들면 밀착 포옹까지 한다. 앙겔라 메르켈(Merkel) 독일 총리는 그와 만나기 전 자신은 포옹을 안 즐긴다는 것을 사르코지의 보좌관에게 분명히 알려야 했다.

◆인터뷰 내용도 얼마든지 고친다=프랑스 언론은 인터뷰 기사를 인터뷰 상대가 '읽어보고 고치는' 시스템을 따른다. 인터뷰 때 발언은 번복되기 일쑤다. 시라크 대통령은 인터뷰 때 "이란이 핵무기를 한두 개 가져도 그리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 놀라게 했지만 나중에 엘리제궁이 보낸 원고에는 "이란 핵폭탄은 어떤 시나리오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로 바뀌었다. 인터뷰 원고를 손보는 것은 사르코지 대통령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주인이 왕=콧대 높은 상점 주인들은 실수를 자인하기보다 어떻게든 손님 책임으로 내몬다. 양복점 주인은 불량 코트의 반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수선집의 주소를 알려 준다. 한 친구가 그런 주인에게 '고객은 왕'이란 프랑스 속담을 들어 따지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손님, 프랑스에 (혁명 이후) 더 이상 왕은 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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