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의 파리 지국장으로 5년 반 근무한 일렌 사이얼리노(Sciolino) 기자도 비슷한 소감을 나타냈다. 다음은 그가 NYT 23일자에 실은 '프랑스인에 대한 안내' 요약.
◆과거에 집착=프랑스인의 역사 사랑은 '강박'에 가깝다. 나폴레옹이나 마리 앙투아네트(프랑스혁명 때 처형된 왕비)가 지금도 종종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온갖 기념일이 난무한다. 비키니 탄생 60주년, 브래지어 탄생 100주년 행사도 있었다. 잃어버린 영광에 대한 집착, 미지근한 경제에 따른 불안, 외국 이민자에 대한 통합 노력의 반영이다.
◆키스 공세, 이유는 없다=이방인들은 프랑스식 '양볼 키스'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자크 시라크(Chirac) 전 대통령은 소리만 큰 볼 키스보다, 여성의 향을 느낄 수 있는 손등 키스를 선호했다. 니콜라 사르코지(Sarkozy) 대통령은 예측불허. 안 내키면 악수만 건네고 맘에 들면 밀착 포옹까지 한다. 앙겔라 메르켈(Merkel) 독일 총리는 그와 만나기 전 자신은 포옹을 안 즐긴다는 것을 사르코지의 보좌관에게 분명히 알려야 했다.
◆주인이 왕=콧대 높은 상점 주인들은 실수를 자인하기보다 어떻게든 손님 책임으로 내몬다. 양복점 주인은 불량 코트의 반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수선집의 주소를 알려 준다. 한 친구가 그런 주인에게 '고객은 왕'이란 프랑스 속담을 들어 따지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손님, 프랑스에 (혁명 이후) 더 이상 왕은 없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