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김 대통령의 "삼성 칭찬(?)"

  • 등록 2000-11-20 오후 3:13:32

    수정 2000-11-20 오후 3:13:32

김대중 대통령은 20일 인천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삼성이 인수한 옛 동독기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며 대우차의 부도사태에 따른 어려움을 수습하기 위해선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대통령은 "독일에서 삼성이 기업을 인수해 800명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공산국가에서는 같은 기업이 9000명을 고용했으니 망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사회주의 국가가 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실업을 피하려다가 기업이 망하면 모두 실업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 대통령의 말은 지난 97년 대선 전부터 일관된 것으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IMF위기를 전후로 김 대통령은 1000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가 150명을 줄여 살아남아야 경제가 좋아져 다시 150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해왔다. 그러나 재계의 관심은 삼성에 대한 김 대통령의 시각과 예시한 옛 동독기업을 인수한 삼성계열사에 쏠린다. 대우자동차 노조가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사측과 갈등을 겪고, 현대가 유동성 위기 속에 숨가쁘게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통령이 "삼성이 인수한 외국기업"사례를 언급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김 대통령이 소개한 기업은 동베를린 오버쇠네바이데에 위치한 동독 TV제조회사인 WF사의 후신 삼성SDI 독일 생산법인 SDIG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삼성이 인수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곳이기 때문이다. SDIG는 옛 동독에서 `"WF"란 이름으로 운영되다 92년 삼성SDI가 독일 정부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컬러TV 브라운관 생산공장이다. WF는 한때 9500여명이 근무한 동독 최대의 전자업체였다. 그러나 삼성SDI가 인수할 당시 도산의 길을 걷고 있었다. 독일 신탁청이 동독의 자존심이자 90년 역사를 지닌 WF를 팔기 위해 유럽과 일본 업체에 인수 의향을 타진했으나 거절당할 정도였다. 사회주의적 경영에 찌들고 뒤떨어진 생산력으로는 도저히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 거절 이유였다. 그러나 삼성은 기술수준이 상당한 이 업체를 사들여 삼성의 경영을 접목해 결국 성공했다. 삼성SDI는 자산 규모가 1100억원에 달하는 WF사를 단돈 1마르크에 인수했다. 사업초기에 발생하는 결손보조금, 투자보조금 등에 대한 지원 약속도 받았다. 삼성측은 6년간 사업을 계속하고, 총 1억3000만마르크를 투자하며 98년까지 1000명을 고용한다고 약속했다. 삼성은 현재 인수 당시 1500명이던 고용인원을 1000명 정도로 줄여 독일 정부와의 고용 약속은 지키면서 합리화를 꾀했다. 삼성SDI는 원가개념 및 품질의식의 결여, 책임은 없고 권리만 있는 사회주의적 악습을 타파하기 위해 다각적인 조치를 취했다. 95년에는 독일업계 최초로 4조3교대 근무제를 도입했다. 연간 공장 총 가동일수가 종전 230일에서 최대 320일로 늘어났다. 인수 3년만인 95년 처음으로 120만마르크의 흑자를 기록했고 98년 이후에는 해마다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 외국인 투자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김 대통령이 삼성 사례를 언급한 것은 "삼성이 잘 했다"는 시각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일단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김 대통령이 더 강조한 것은 구조조정을 해야 경쟁력을 높여 살아남을 수 있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경제관과 소신이고, "구조조정" 추진의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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