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인수합병(M&A)계 큰손으로 불리는 원영식 SH홀딩스 회장의 시선이 경영권 교체가 한창인 코스닥 기업에 꽂혔다. 포인트아이(078860)와 에너지솔루션(067630) 등 최대주주 변경과 사업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 투자해 이익을 남기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대부로 알려진 원 회장은 그동안 SH홀딩스를 비롯해 넥슨지티(041140), 네오이녹스앤모크스(옛 네오아레나) 등 여러 기업에 투자했다. M&A가 한창인 기업에 경영 참가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는 등 적극적인 투자 방식을 보인다. 이익 실현 후에는 지분율을 공시 대상인 5% 이하로 낮추는 것도 특징이다. 2007년 1월에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통해 넥슨지티의 지분 9.96%를 보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가 같은해 8월 전량을 팔았다. 2012년부터 가족과 함께 네오이녹스앤모크스의 지분율을 9.26%까지 높였다가 이듬해 매각, 지분율을 4.58%까지 낮췄다.
지난해만 해도 홈캐스트(064240)와 YG플러스(옛 휘닉스홀딩스)에 투자해 큰 차익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홈캐스트의 경우 지난해 4월 황우석 박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이치바이온의 지분을 22% 가량 매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900원에 78만4000여주를 발행받았다.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고 올 5~6월 이중 31만8000주를 두 배 가격에 매도했다. 원 회장의 부인은 지난해 4월 16만여주를 3420원에 장외매수했는데 다음달 15만7000여주를 3배 이상에 팔기도 했다. 부부가 이 회사에서만 35억원 이상의 차익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는 3개 기업에 주요 주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포인트아이와 에너지솔루션은 신사업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할 때 주식을 매도, 이미 이익을 실현했다. 포인트아이는 지난달 배우 고현정이 최대주주인 아이오케이컴퍼니와 합병하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그는 합병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7월 13일 부인과 함께 포인트아이 지분 9.67%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포인트아이가 올 1월 인수한 김종학프로덕션은 원 회장이 투자한 회사다. 이를 감안 시 올 초부터 회사 주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합병 과정에서 원 회장은 109만여주를 처분하며 지분율을 3.35%까지 내렸다. 평균 단가는 약 6490원이다. 회사 주가는 올 초 3800원선 안팎으로 27억원 가량의 이득을 봤다.
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에이치엘비(028300)가 최대주주에 올라 바이오 사업 출사표를 던졌다. 원 회장과 특별관계자 2인은 9월 14일 이 회사 주식 123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2592원이다. 한 달 만에 117만7000여주를 평균 약 5752원에 장내 매도해 두 배 가량의 차익을 냈다.
젠트로(083660)는 SH홀딩스 최대주주 대안합병회사의 박근범 대표가 투자에 앞장섰다. 박 대표는 에너지솔루션, 포인트아이 등에도 투자한 바 있는 원 회장의 투자 파트너다. 이들과 친인척으로 구성된 7인은 전환사채(CB)권 인수와 장외매수를 통해 젠트로 주식 250만7000여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28일 공시했다.
최근 주가가 조정을 겪고 있어 매각 시기와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CB의 경우 전환청구 시기가 1년 남았지만 기존 최대주주로부터 장외매수한 주식은 보호예수 기간이 없어 단기 차익 실현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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