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 전쟁효과는 "김칫국 마시기"-WSJ

이코노미스트들, 상반기 전망치 하향..내부 고름이 문제
  • 등록 2003-04-11 오전 11:33:56

    수정 2003-04-11 오전 11:33:56

[edaily 강종구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올해 상반기 미국 경제의 성장 전망치를 크게 하향조정했다고 보도했다. 하반기 성장 전망치는 지난 해 말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라크전쟁 조기종결의 열매를 기다리는 바램과는 거리과 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라크 전쟁이 ‘거의’ 끝난 지난 4~7일 54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미국 경제의 성장전망치를 1.7%, 2분기 전망치를 2.1%로 내놓았다. 올해 초 조사에서 1분기 2.7%, 2분기 3.2%를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기대 수준이 급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로 평균 3.75%를 전망해 지난해말 수준을 고수했다. 이라크 전쟁이 일찍 끝나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던 기대는 찾기 힘들었다. 전쟁이 일찍 끝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은 면하겠으나 빠른 성장을 바라는 것은 김칫국부터 마시는 거라는 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전쟁 조기종결로 인한 경제효과는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되던 6개월 전 상황으로 되돌린 정도라고 평가했다.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카스만은 “전쟁이 끝났다고 할지라도 세계 경제는 여전히 취약하며 조정국면은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곧바로 침체에 빠지는 위험을 면한 것이 호재라면 호재.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라크 전쟁이 6월까지 지속됐으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것이라며 안도했다.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시나이는 “전쟁이 끝나서 미국 경제가 침체를 면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의 “충격요법”이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는 미국 경제가 앓고 있는 각종 합병증 때문이다. 미국의 주정부들의 재정적자는 올해 7월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에 최소 690억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더 비관적이어서 적자규모가 800억달러를 족히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정부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투자를 늘리거나 고용을 확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메릴린치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스탠 시플리는 “연방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재정적자를 더하고 빼면 경제가 받을 도움은 없다”고 말했다. 기업부문에서도 기대할 게 없다는 눈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전쟁중에는 기업들이 불확실성 때문에 고용과 투자를 주저했지만 전쟁후에는 실적부진이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실적은 지난 해부터 호전되는 추세였지만 최근 다시 미끄러지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톰슨퍼스트콜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9일까지 614개 기업이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다. 지난 해 동기 465개 기업이 실적전망을 내렸던 것에 비해 32% 늘어난 수치다. 정부와 기업에서 나올 게 없다면 마지막 남은 기댈 언덕은 소비. 전쟁종결 후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싼 금리로 바꾸고 남은 현금을 생각하면 소비가 단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고용축소로 높아지고 있는 실업률을 생각하면 이마저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말 현재 5.8%인 실업률이 5월 말에는 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11월이 돼서야 비로소 5.9%로 꺽일 것으로 전망됐다. 앨런 시나이는 “지난해 4분기 1.7%였던 소비증가율은 1분기에 1.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레슬러 역시 “실업률이 높아 소비가 곧바로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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