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유업계의 3분기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실적 악화가 지속한 탓에 6분기 만의 전환이다. 업계는 저점을 넘어선 항공유 수요가 회복된다면 연말까지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3분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1억1182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석유제품 수출량 증가 전환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한 작년 1분기 이후 6분기 만으로, 수출량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90억 2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69.6% 증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3분기 국가 주요수출품목 중 5위를 기록했다. 수출액 90억 달러 달성은 2019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높아져 지난해 3분기보다 배럴당 1.9달러가 높아진 배럴당 7.1 달러를 기록해 수출체질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 2021년 3분기 정유업계 주요석유제품 수출물량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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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이 같은 증가세가 세계 각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와 싱가포르,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이 도입되는 등 경기 활성화로 글로벌 석유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주요 에너지기관인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0월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5.6%로 예측하고 이를 반영해 4분기 석유수요를 3분기보다 150만b/d(하루당 배럴) 증가한 9,982만b/d로, 내년 석유수요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높은 1억 76만b/d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내년 석유수요 전망을 9960만b/d로 상향했다.
3분기 석유제품 수출 상대국 순위는 싱가포르(14.3%), 미국(13.0%), 중국(13.0%), 일본(12.1%), 호주(9.6%) 순으로 집계됐다. 2016년 이후 최대 수출국을 유지하던 중국이 3위로 하락하고 싱가포르가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협회는 이에 대해 지난 6월 중순 중국 정부의 경순환유(LCO) 수입소비세 부과로 중국향 수출물량이 감소하자 국내 정유사들이 싱가포르 등을 회복 수요 시장으로 공략해 대응한 것으로 풀이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가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 중 40%를 차지해 가장 높았고 뒤이어 휘발유(23%), 항공유(17%), 나프타(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휘발유는 글로벌 이동수요 회복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수출량이 53%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고, 항공유 증가율 또한 3.2%로 저점을 지나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정부의 11월부터의 백신접종 완료 여행객 입국허용 발표와 추수감사절 및 연말 이동수요, 글로벌 여행수요 증가 등을 고려 시 향후 항공수요 회복세는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의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난해 수출 기저효과와 겨울 난방유 및 항공유 등 제품수요 회복이 동반되면 석유제품 수출이 지속 증가해 정유업계 수익성 개선과 국가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