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시장에 등장한 "음모론"

"FRB가 금리 낮추려 채권 매입"..랠리 불안감 반영
  • 등록 2003-06-19 오전 10:54:01

    수정 2003-06-19 오전 10:54:01

[edaily 김윤경기자] 미국 국채시장이 야단스럽다. 올들어 채권시장의 랠리가 계속되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3%대까지 떨어졌다. 리먼브러더스채권지수는 올들어 10% 올랐다. 커몬웰스뱅크의 수석 스트레티지스트 개빈 스테이시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취약하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아직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향후 수개월간 3%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열된 국채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JP모건의 스트레티지스트 로랑 프랑솔레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채권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면서 "낮은 금리수준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나치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소위 "음모론"까지 제기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 FRB가 장기금리 수준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채권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컬린증권의 채권 스트레티지스트 브라이언 레이놀즈는 "많은 사람들이 이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FRB가 주식을 사고 있진 않냐고까지 묻게 됐다"고 말했다.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의 채권 스트레티지스트 마이크 클로허티 같은 이는 "음모론에 맞서는 것은 아니지만 이 주장의 근거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아마도 TV에서 X파일이 끝난 공허감을 채우기 위한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FRB가 유동성 조절을 위해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때때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이다. FRB가 웹사이트에 밝혀 놓은 데 따르면 FRB는 올들어 320억달러의 채권을 사들였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는 360억달러를 매입했다. 벤 버난케 FRB 이사는 채권시장 음모론을 부추긴 장본인이다. 버난케 이사는 지난 해 11월 "디플레이션"이란 말을 언급하면서 "FRB는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버난케가 말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국채매입이다. 이는 FRB가 금리인하 이외에 행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 "플랜 B(Plan B)"중 하나이다. 드레스드너의 글로벌자산운용 부문 수석인 알버트 에드워즈는 최근 국채시장의 랠리는 바로 이런 플랜 B에 대한 믿음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통상 주식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시장이 동반 강세를 보였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제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지표들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국채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지 않으며 그렇다면 지금까지 동반 랠리해 왔던 세계 국채시장도 일제히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물론 아직도 채권시장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는 쪽도 없지 않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에 적재된 현금량이 여전히 상당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의 랠리는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금포지션이 여전히 강하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자금순환은 채권보유 유동성에 대한 요구없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험업체 악사의 매니저인 데니스 굴드는 "채권시장 랠리의 종결에 대해 서둘러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를 결정하는 주체가 바뀌지 않는 한 지금의 버블이 꺼질 것 같지 않으며 아마도 상당한 내구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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