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넘기면서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제일모직의 향후 기업 가치에 대해 확신하는 투자자들은 장기 보유할 만한 주식이라고 입을 모으는 반면 주가전망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간 내에 매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①기업가치 저평가 “지속 보유”
제일모직 상장 첫날. 국내 증권사들의 목표가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목표가를 가장 높게 잡은 유진투자증권만 상장 첫날 종가를 넘긴 12만 5000원이었다. 나머지 한국투자증권 10만 7000원, 하이투자증권 10만원 그리고 KTB투자증권의 7만원까지, 평균 목표가는 9만원대에 불과했다.
목표가를 가장 높게 잡은 한병화 연구위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70년 후 비전을 담은 기업”이라며 “향후 1~2년 내에는 획기적인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증권사들이 목표가는 7만~1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낮게 잡은 이유도 장기적인 관점이 아닌 6개월~1년의 짧은 관점에서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의 목표주가 12만 5000원은 2020년의 사업가치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은 최근 성장전략을 수정해 메스티지 브랜드의 인수합병(M&A) 등의 계획을 밝혔다. 건설 부문은 그룹 자체 수요을 담당하기 때문에 경기에 덜 민감하고 향후 베트남과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매출 등으로 향후 20~30%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에버랜드 역시 경기 민감 업종이 아니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크다.
②단기적 하락 곡선, “매도 타이밍 잡아라”
이 때문에 제일모직 역시 삼성에스디에스와 같은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공모가 19만원이었던 삼성에스디에스는 40만원까지 정점을 찍었다가 현재 30만원 전후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물론 공모가보다는 높지만 최고점 대비 빠진 상태다.
단기적 매도 타이밍에 대해선 지수 편입을 기준으로 잡기도 한다. 시가총액이 전체 시장의 1%를 차지하는 경우 내년 3월에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 가능하다. 제일모직도 앞으로 15영업일 동안 시가총액이 코스피의 1%를 넘는지를 관찬한 뒤 내년 3월에 코스피200에 편입시킬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만약 15영업일 평균치가 1%를 넘지 않는다면 내년 6월 정기심사 때 지수 편입 여부를 다시 판단한다.
한 위원은 “코스피200 등 지수 편입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수급 측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