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탕은 있는데, 남탕은 없다. 혼탕이 있을 뿐이다. 혼탕에 갔을 땐 다행히 여성이 없었다. 가운을 벗어서 플라스틱 옷 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았다. 한국과 비교해도 시설이 썩 대단하진 않다. 그래도 일본에서 100대 인기 온천으로 꼽히는 명소란다. 탁 트인 전망 덕분이다. 우리가 동해, 일본인들이 일본해라고 부르는 바다에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온천'이라니, 허풍이 대단하다 싶다. 그런데 벌겋고 뿌옇게 탁한 온천물이 심상찮아 보인다. 비릿한 냄새가 난다. 살짝 맛을 봤다. 찝찔한 게 녹슨 쇠 같다. 철분이 많이 섞인 물이기 때문이다. 신경통, 류머티즘, 근육통, 관절염, 화상 등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 붙어있는데, 냄새와 색깔 때문인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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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리 하코다산(八甲田山) 지역 '스카유(酸ヶ湯溫泉·017-738-6400)온천'은 우키요에(浮世繪) 목판화를 현실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 옛 일본 정취가 살아있다. 우윳빛 온천수에는 유황이 많이 함유돼 있다. 저녁과 아침식사 포함 1박 1만1700엔 정도 한다. 온천욕을 하기 전 하이킹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가 주변에 많다. '아오니(靑荷溫泉旅館·0172-54-8588)온천여관'은 모든 것이 천천히 그리고 여유 있게 돌아가던 과거로 되돌아간 듯한 분위기 속에서 충분한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조식과 석식 포함 약 9075엔.
'후로후시'는 식사에 따라 A와 B등급으로 나뉜다. 일본식 객실(和室·2인 기준)에 묵을 경우 4월 1일~11월 30일 1만3800엔(A)·1만6950엔(B), 12월 1일~3월 31일 1만1700엔(A)·1만4850엔(B). 휴일 등에는 물론 요금이 비싸진다. 노천탕은 일출(오전 5시30분)에 열고 일몰(오후 5시30분)에 닫는다. 0173-74-3500, www.furofush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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