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의 ''변심'', 치즈칠리·만두소… 단팥만 품던 때는 잊어라

각양각색 붕어빵
  • 등록 2010-01-14 오후 12:00:00

    수정 2010-01-14 오후 12:00:00

[조선일보 제공] '붕어빵 같은 기획' '붕어빵 같은 논문'. 붕어빵은 '천편일률'의 다른 말이다. 그런데 요즘 붕어빵에서 그런 이미지를 떠올렸다간 큰코다친다. 새콤달콤한 피자 소스에서 달콤한 고구마,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 매콤한 만두소까지 별의별 색다른 맛으로 다양해졌다. 맛뿐 아니라 겉모습도 달라졌다.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든 '미니 붕어빵'부터 용변 모양까지, 사람들의 입과 눈을 사로잡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는 중이다.

▲ 붕어빵, 맛도 모양도 참 다양해졌다. 왼쪽부터 도미빵, 미니 붕어빵, 딸기빵, 일반 붕어빵, 똥빵. 붕어빵 아래는 가정용 붕어빵틀. /조선영상미디어

◆치즈칠리 붕어빵·고구마 붕어빵_ 붕어빵의 '배'를 가르니 속이 빨갛다. 케첩과 칠리소스를 섞은 듯한 맛이다. 군데군데 옥수수도 톡톡 씹히고, 피자 치즈가 고소하다. 피자를 붕어빵 속에 집어넣은 느낌이다. 매콤새콤한 피자 토핑과 쫄깃한 붕어빵이 의외로 어울린다. '이대 나온 여자들이 추천한다'는 치즈칠리 붕어빵이다. 4년 전 붕어빵가게를 시작했다는 주인은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다른 걸 넣으면 어떨까 궁리하다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메뉴판에는 'cheese chilli'라고 영어로도 적혀있다. 이화여대 등 신촌 주변 대학 교환학생으로 와있는 외국인들도 꽤 좋아한다. 고구마 크러스트 피자에 올라가는 고구마 페이스트를 넣은 붕어빵도 있다. 서비스로 시뻘건 홍합 국물을 종이컵에 담아준다. 달달한 붕어빵을 먹은 다음 얼큰한 국물로 마무리하니 입이 개운하다. 붕어빵 2개를 붙여서 굽는 '커플붕어빵'도 있다.

●종류·가격: 고구마·치즈칠리·단팥·땅콩슈크림 붕어빵 1개 400원, 2개 700원, 3개 1000원

●위치: 서울 신촌 아트레온 빌딩에서 지하철 2호선 이화여대역 방향으로 40m 길가 포장마차

●영업시간: 오후 2시~자정(연중 무휴)

▲ 일반 붕어빵과 딸기빵(위부터). /조선영상미디어
◆매콤이 붕어빵·슈크림 붕어빵_ 치즈칠리 붕어빵이 피자를 품었다면, 매콤이 붕어빵은 김치만두를 속에 품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당면과 각종 채소, 고춧가루 등을 버무려 붕어빵 속에 넣는다. 갓 구워 따끈할 때 먹어야 특히 맛있다. 식사대용으로 사가는 단골이 많다. 근처 GS타워에서 근무하는 레바논인 바쉬르(28)씨는 점심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가게를 자주 찾는다. 바쉬르씨는 "한국음식이 아직 낯선데, 매콤이 붕어빵은 입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바쉬르씨는 이 가게 또 다른 인기 메뉴인 '슈크림 붕어빵'을 매콤이 붕어빵과 함께 구입한다. 그는 "매콤이는 메인디시, 슈크림은 디저트"라며 웃었다. 슈크림 붕어빵은 일반 제과점에서 파는 슈크림빵과 비슷하나 더 뜨겁고 부드럽다. 엄청나게 매운 어묵 국물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종류·가격: 매콤이·슈크림·단팥 붕어빵 1개 300원, 2개 600원, 3개 1000원

●위치: 서울 지하철2호선 역삼역 7번 출구 GS타워 옆, 커피빈 앞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7시30분(토·일요일, 공휴일 휴무)


◆미니 붕어빵_ 한입에 붕어빵 한 '마리'를 통째로 입에 넣고 오물오물, 호호 불어가며 씹어 먹는다. 머리, 꼬리, 배 등으로 여러 번 나눠 먹어야 하는 보통 붕어빵과 또 다른 맛이다. 말랑말랑한 쿠키를 먹는 듯하달까. 미니 붕어빵이다. '새끼 붕어빵'이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붕어빵은 길이가 12㎝에 무게가 50g쯤. 미니 붕어빵은 7㎝에 약 10g이니, 무게로 따지면 일반 붕어빵의 5분의 1인 셈이다. 15년 동안 표준 사이즈 붕어빵을 만들던 주인이 두 달 전부터 미니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다. 보통과 미니를 섞어 팔다가, 미니가 인기를 끌면서 미니 붕어빵으로 집중·특화했다. 가게 주인은 "과거 잉어빵 등 '붕어빵 대형화'가 트렌드였다면, 요즘은 다이어트 등을 이유로 덜 먹고 가볍게 먹는 게 트렌드 같다"고 했다.

●종류·가격: 미니 붕어빵 1개 200원

●위치: 서울 남대문 옆 YTN 건물 길 건너, 캐논 매장 앞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일요일 휴무)

▲ 똥빵과 똥빵을 담아주는 봉투. /조선영상미디어

◆똥빵·딸기빵_ 패션잡화브랜드 쌈지의 캐릭터 '딸기'와 친구 '똥치미'를 모델로 탄생했다. 똥빵은 대변 모양을 충실하게 재현했고, 딸기빵은 딸기의 얼굴 모습이다. 똥빵을 과연 누가 먹을까 싶지만, 의외로 잘 팔린다. 가게 종업원은 "딸기빵보다 똥빵이 훨씬 많이 팔린다"며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사진만 여러 장 찍어가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꿀타래, 호떡과 함께 인사동을 대표하는 간식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일본인 관광객 반도 미키(30)씨는 "일본 도미빵보다 쫄깃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시절의 누런 '채변봉투'에 담아준다. 똥빵과 딸기빵 모두 납작하다. 빵반죽에 우유와 물을 많이 섞는지 일반 붕어빵보다 부드럽다. 팬케이크와 비슷한 맛이다.

●종류·가격: 4개(똥빵, 딸기빵 각 2개) 1세트 2000원

●위치: 서울 인사동 쌈지길 입구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9시(설·추석 당일 휴무)


◆도미빵_ 붕어빵의 원조는 '도미빵'이다. 국적은 일본. 일본 본명은 '다이야키(たい��き)'. 1900년 초 도쿄 '나니와야(浪花屋)'에서 처음 만들었다. 일제시대서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알려졌으나 확인되지는 않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아자부(AZABU)'에서는 붕어빵의 원조, 혹은 일본식 붕어빵이라 할 도미빵을 맛볼 수 있다. 맛과 모양 모두 한국식 붕어빵과 조금씩 다르다. 한국의 붕어빵이 머리와 꼬리가 얇고 몸통이 도톰한 반면, 도미빵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두께가 약 2㎝로 일정하다. 꼬리는 위로 휘어 올라가 역동적이다. 붕어빵이 쫄깃하다면, 도미빵은 바삭하다. 그렇다고 100% 일본의 도미빵 맛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아자부 대표 장건희씨는 "한국사람 입에 맞게 우유를 추가해 반죽을 더 부드럽게 하고 단맛을 줄였다"고 했다. 팥소가 너무 달지 않아 좋다. 가격은 1800원과 2500원으로 비싼 편이다. 팥&호두가 역시 가장 잘 나간다. 여성들은 크림치즈, 아이들은 커스터드도 좋아한다.

●종류·가격: 고구마·커스터드·단팥 도미빵 1800원, 팥&호두·팥&크림치즈·팥옹심이 도미빵 2500원

●위치: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8시(금·토·일요일 오후 8시30분까지, 백화점 휴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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