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문화컨텐츠는 힘이다"-이의종 서울음반사장

  • 등록 2001-06-18 오후 1:36:28

    수정 2001-06-18 오후 1:36:28

[edaily]커다란 옛날식 오디오, 테이프와 CD로 빼곡이 차있는 장식장, 그리고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 YBM서울음반 이의종 사장의 사무실 풍경이다. 이런 이유로 이 사장도 대부분 음반업체의 사장이 그렇듯 연예계에 오랫동안 발을 담가온 음악전문가이면서 최대주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음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음반협회에 등록돼 있는 업체 100%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야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비단 음반회사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모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죠" 그래서일까. 이 사장은 YBM서울음반 주식이 단 한주도 없다. 스톡옵션도 마찬가지다. "회사를 일구고 가꿔 성장하는 것을 보는 일만으로도 뿌듯하죠" 연세대학교 상경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경영전문가"인 이 사장이 주식 한주 없이 지금까지 YBM서울음반을 이끌어온 이유다. 또 한가지의 이유가 있다면 "문화"라는 상품에 대해 자긍심이다. "문화컨텐츠라는 것의 가치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합니다. 그 중에서도 음악은 문화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유럽이 IMF 이후 재기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문화였듯이 국부와 바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화입니다" 이 사장은 음악의 무형적인 가치를 거듭 강조한다. 이 사장은 그러나 입사할 때만해도 음반업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78년 설립된 YBM서울음반은 당시 영어교육의 붐을 타고 주로 시사영어사의 어학테이프를 생산했으며 이사장이 상무로 합류한 84년까지도 매출액의 대부분은 어학테이프에서 발생했다. "그때만해도 음반업계 시장 자체가 무척 작았죠. 전략을 확실하게 짜면 업계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무조건 Quality 향상"을 기조로 걸고 각 분야별 책임자를 선정해 제품 뿐만 아니라 업무에 있어서도 선도업체로서의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죠" 작곡가였던 박춘섭씨 앨범 제작을 시작으로 음반사업에 적극 뛰어들어 87년 국내 가요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늘렸다. "당시 연말에 선정하는 10대 가수 중 2명에서 3명은 서울음반에서 음반을 낸 가수일 정도로 회사가 컸습니다" 이 사장은 88년 관계사인 국제음반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게 되고 이어 97년 YBM서울음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YBM서울음반을 기획과 제조, 유통까지 3분야의 기반을 탄탄히 갖춘 유일한 음반회사로 키워냈다. 먼저 유통에 관해 말하자면, 국내 음반유통시장은 여러 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도달되기 때문에 왜곡돼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같은 유통구조를 개혁하려면 적어도 3∼4년은 걸릴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그래서 이 사장은 새로운 유통시장을 찾아냈다. 이마트나 마그넷, 까르푸 등 대형할인점이 바로 그것. 이런 대형할인점에 공급하는 CD는 미드프라이스 제품이다. 즉, 새로 나온 앨범의 일반 가격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인데 주로 이미 발표된 음악을 대상으로 기획한 일종의 모음집이다. "대형할인점을 주로 찾는 주부들이 쇼핑하다가 CD 코너에 멈춰 우연히 예전에 좋아했던 노래들이 담긴 모음집 CD를 발견합니다. 가격부담도 없으니 하나쯤 사게되죠" 바로 이 사장이 말하는 미드프라이스 CD 시장이다. 새로운 앨범의 주요 고객이 젊은 층이고 이들은 주로 음반전문매장을 활용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형할인 유통시장에서는 미드프라이스 CD로 승부하겠다는 이 사장의 전략이 먹힐 듯도 하다. 서울음반은 국내 최대규모인 1만개의 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최근 미국 미드프라이스 1위 업체인 델타뮤직과 계약을 체결하고 클래식과 팝, 재즈, 가스펠, 뉴에이지, 포크, R&B, OST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한 4000개 이상의 음원을 확보했다. 이 사장은 "현재 YBM서울음반이 미드프라이스 시장을 선점한 상태죠. 앞으로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며 자신감을 나타낸다. 이밖에도 음반 도매상인 탑뮤직과 소매상인 뮤직랜드를 관계사로 갖고 있으며 99년 온라인 음반쇼핑몰 뚜띠(www.tutti.co.kr)를 오픈, 온라인 유통망도 확보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뚜띠를 통해 MP3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해 새로운 방식의 음악형태에 도전할 계획이다. "예전에 불법복제가 골머리였다면 요즘엔 소리바다 등을 통해 무료로 유포되는 MP3 파일 때문에 음반저작권을 침해당하고 있죠. 단기적으로는 소리바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대처방안이 고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음원을 활용, MP3라는 형태의 음악을 체계적으로 사업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뚜띠를 필두로한 인터넷 사업에 대해 "당장 큰 수익은 안 나지만 10년을 보고 장기적으로 추진할만한 사업이라고 봅니다. 지속적으로 뚜띠에 MP3파일을 확충하고 웹진 등을 올리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라고 말한다. 음반제조업체가 대부분 영세하고 규모가 작은데 비해 YBM서울음반의 제조시설은 규모나 품질면에서 상당한 수준이다. 국내 음반업체로부터 제조물량을 공급받아 납품할 뿐만 아니라 BMG 소니 유니버셜 워너뮤직 등 국내에 들어온 해외 직배사의 국내 유통 물량과 델타뮤직의 음반 전량을 제조하고 있다. 이들 직배사의 창고도 YBM서울음반의 안양 본사에서 임대형식으로 같이 쓰고 있어 물류에 있어서의 시너지효과도 톡톡히 얻고 있다. 사실 YBM서울음반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음반업체가 별도의 기획사가 발굴한 가수의 음반을 취입해주는 PD Making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사장은 수익성이 낮은 PD-Making 방식에서 탈피, 아웃소싱을 통해 전속가수 부재라는 약점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즉, 기획부분을 전문성을 갖춘 기획사에 맡기면서 판권은 서울음반이 갖는 것이다. 음반 성공의 관건인 홍보 역시 연예계를 잘 아는 기획사에 맡긴다. 각 부문별로 전문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번 유승준 앨범에 이같은 방식을 처음 사용했으며 결과가 좋을 경우 앞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YBM서울음반은 일본 문화 개방 움직임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음반업체인 빅터와 메탈 및 록 카탈로그 독점 계약을 맺고 SMAP, 노리코 사카이, 류이치 카와무라 등 대형 일본 가수의 음반 발매 준비를 완료했다. 일본 문화가 완전히 개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장은 IPO 이후 주가움직임에 따라 투자자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경험했다고 한다. "투자자들을 접하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 장기적인 비전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입니다"라며 섭섭함을 드러낸다. 어떤 종목보다도 순환매에 편승하는 경향이 큰 게 음반주라 이 사장은 문화컨텐츠가 갖는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한다. <이의종 사장 약력> 65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 71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 65∼72년 제삼화학 총무부장, 감사 71년 세무사자격증 취득 72∼75년 충남방적 상무이사 84∼97년 서울음반 부사장 88년 국제음반 대표이사 취임 97년 서울음반 대표이사 취임 한국음반협회 이사 98년 연세경영자상 수상 2000년 음악산업 문화진흥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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