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정찰 풍선' 격추 반발했으나 보복 가능성 낮아”

中, '국제법 위반'에 대한 언급 없어
"풍선, 일종의 이벤트…무역 관계 견고"
블링컨-왕이 통화…"소통 지속 의지 여전"
  • 등록 2023-02-06 오전 9:45:08

    수정 2023-02-06 오전 9:45:08

[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이 미국의 ‘정찰 풍선’ 격추에 대해 ‘추가 대응’을 시사했지만 중국이 이와 관련해 실질적으로 미국에 보복을 가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몬태나주 상공에서 포착된 중국 정찰용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사진=AFP)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국제법과 중국의 관계를 연구하는 줄리안 쿠 호프스트라대 법학과 교수는 “중국 외교부가 성명에서 미국이 풍선을 격추한 데 대해 ‘국제 규범’을 위반했다고 비난하되 ‘국제법 위반’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사실상 중국 외교부도 풍선 격추가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반영한다”고 말했다.

쿠 교수는 미국이 중국으로 풍선이나 드론을 보내는 경우도 대비해 자신들의 권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만약 중국이 격추 행위에 대해 미국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인다면 행여나 반대 상황이 됐을 때 중국의 논리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필요 이상 갈등을 피하고 싶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위드 코로나’로 방역 기조를 전환했으며, 한동안 규제하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광저우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 인텔리시아연구소의 첸딩딩 설립자는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이후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찰 풍선’은 일종의 이벤트”라면서 “양국 간 긴장 관계에도 여전히 견고한 미중 무역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5820억달러(약 725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영지 등 중국 매체들은 이번 사태를 건조한 어조로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평소 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들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가하던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GT) 역시 “미국이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했다”는 수준에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번 사태로 지난 5~6일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방중이 무기한 연기됐으나 양측이 소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말했다. 그는 블링컨 장관이 지난 3일 이와 관련한 중국 외교 최고위직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전화통화에서 “여건이 허락할 때 최대한 빠른 기회에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을 이유로 지목했다.

다만 주 교수는 ‘정찰 풍선’ 사태가 빠르게 진정되더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얼마나 악화됐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0년대 초 미국과 중국이 탁구로 적대 관계를 개선하는 ‘핑퐁 외교’를 보여줬다”면서 “작은 공에서 시작한 미중 관계는 풍선을 두고 곤경에 처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중국 정찰풍선은 미 알래스카 영공을 진입한 뒤 캐나다를 거쳐 1일 몬태나주(州) 말름스트롬 공군기지, 2일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 상공 등을 지나갔다. 두 곳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핵무기와 전략폭격기가 배치된 주요 군사기지다. 미국은 영공 침입 1주일 만인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해당 풍선을 격추했다.

해당 비행체는 ‘기상 관측에 주로 사용되는 민간용’으로 서풍에 휩쓸리는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미국으로 영공으로 진입했다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다. 중국은 자국 비행체의 미국 영공 진입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하면서도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절제된 방식으로 적절히 대처할 것”을 미국에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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