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시대의 펀드매니저 역할

  • 등록 2003-09-08 오전 11:10:32

    수정 2003-09-08 오전 11:10:32

[edaily 김종서 기획위원] 간접투자시대가 개막되고 있다. 방카슈랑스가 실시되면서 은행, 증권, 보험 등 기존 금융권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은행의 예금상품, 보험사의 보험상품, 증권사의 주식 및 채권 매매중개라는 고유영역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자산관리업무로 방향을 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금융기관들은 1000조원에 이르는 개인 금융자산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 보험사나 증권사의 웰스 매니지먼트 등과 같은 서비스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각 금융기관들이 투자자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투자자들은 높고 안정적인 투자수익률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금융기관간의 수익률 게임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대두될 것이다. 이런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신탁상품을 개발하여 투자자를 유인하려고 할 것이다. 투자고객에게 보다 안정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보장하면서 지속적인 신뢰를 쌓아나갈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신탁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게 될 것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금융상품의 8할 이상이 실적배당상품이고 보면 향후 금융기관의 핵심역량은 보다 높은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운용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각 금융기관은 결국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를 위한 펀드매니저의 관리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자산운용 실력은 향후 금융기관들의 핵심역량이 될 것이며 금융기관의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펀드매니저들은 금융기관들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관건으로서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직접 주식시장에 나서지 않고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기관투자가에서 운용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본격적인 간접투자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이런 간접투자 시대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투자종목을 선정하거나 매매시점을 탐색하기 위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기관투자가들이 개인투자자들을 대신하여 대리 전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은 경마나 스포츠 복권 같이 누가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느냐를 판단해서 게임같이 즐기면서 높은 투자수익도 챙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잘 나가는 말에 많은 돈이 걸 듯이 잘 나가는 펀드에 많은 돈이 몰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렇지만 실수로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날 경우 갑자기 펀드 자금이 유출되어 운용 펀드는 폐쇄되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그래 금융기관들은 높은 자산 수익률에 최대 승부수를 던지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서 금융기관들은 경쟁력 있는 자산관리 운용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는 지금 진정한 펀드매니저가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 펀드매니저라고 한다. 신규 편입 자나 10년, 20년 경력자들도 모두 같은 경쟁 선상에서 출발하여 “갑자기 죽음(sudden death)”의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 매일 급변하는 주식시장의 시세에 따라 평가를 받으면서 매매차익을 실현시켜 스폿펀드와 같이 단 며칠만에 20% 수익을 내는 신통함을 보여야 생존하여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수익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다”는 투자의 일반원칙은 예외일 수 없어 기대수익률이 높으면 그 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아지기 마련이란다. 그런데 회사는 언제든지 성적이 나쁜 펀드매니저들을 `자를` 준비가 돼 있어 시황분석이나 종목연구보다 작전성, 투기성 자산운용에 골몰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째든 수익을 내면 선이고 손실을 끼치면 악이라는 판단기준으로 펀드매니저를 평가하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도 충분히 발휘해 보지 못한 채 희생의 재물로 받쳐지기 일쑤이다. 이렇게 단기운용 실적에 목을 매야 하는 국내 펀드매니저들은 늘 `전직`을 꿈꾸면서 `자리에 있을 때 한몫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그래서 도덕적 의지가 약한 펀드매니저는 작전세력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기관투자가의 펀드매니저들을 바라보면서 살아가고 있는 증권사 법인영업부와의 유착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증권사 법인영업부는 기관의 펀드매니저들이 주는 물량이 수수료 수입과 직결되어 있다. 그래서 각 증권사에서 법인영업 활성화를 위하여 팀 당 월 수천만 원의 `접대비`가 할당되는데 이는 곧 펀드매니저를 위한 접대비가 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경조사 부조금, 휴가비, 룸살롱 향응, 각종 상품권, 해외여행비 등이 그 자금을 통해 집행되고 있다. 한편 펀드매니저는 때로는 고급정보를 얻기 위해서 재정경제원이나 금융감독원 등의 관료들과도 골프를 치는데 이들 자금들도 결국 증권사의 법인영업부의 접대비가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투신 운용사들은 거래 증권사에 대한 주문 집행비율을 미리 정해 놓고 기여도에 따라 랭킹을 매겨 주문비율을 결정하고 있다. 이 결정과정 안에는 펀드매니저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며 그 공간이 바로 펀드매니저의 권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는 증권사 사람들과의 친교는 고급정보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향응이 뒤따라야 약효가 발휘하는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파렴치한 일은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차명 계좌에 가담하는 일이다. 펀드매니저는 개인 실명으로는 주식투자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증권사의 법인영업 팀이나 지점에서 모찌 계좌를 개설하여 운용하여 준다. 이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주가조작 세력과 연결되어 펀드 운용에 도움을 받고 상부상조하면서 자신도 계좌를 통하여 이득을 보게 되는 연결고리인 것이다. 그래서 증권회사의 영업, 작전세력, 펀드매니저 등이 서로 야합하는 온상이 되며 작전세력이 생존하는 터전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실이 검찰에 적발되면서 펀드매니저들이 검은 거래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도덕적 비난을 받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 펀드매니저들은 본래 모습인 자산운용자로서의 역할보다는 각종 연고관계에 휩쓸려 어려움을 받고 있으면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펀드매니저에겐 내일의 워렌 버펫이나 피터 린치가 될 희망이 있다 많은 대학생들이 각종 모의투자에 출전하고 있다. 이들은 내일의 워렌 버펫이나 피터 린치를 꿈꾸면서 열심히 투자이론과 실전투자를 익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펀드매니저가 되는 길은 험하고 멀기만 한 것이다. 2000년 1월, 투자신탁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투신사와 종금사들이 운용하는 펀드 수만 1만4103개이며,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 수는 347명이므로 펀드매니저 1인당 평균 40.6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셈이 된다”고 한다. 펀드매니저들은 유명 스포츠 선수 마냥 수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A급 펀드매니저의 연봉은 7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사이다. 그리고 일정하지 않은 인센티브가 있는데 그것은 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아니라 회사의 형편에 따라서 받을 수도 있고 받을 수 없는 시혜적인 성격이 짙다. 물론 뮤추얼펀드 열풍이 불었던 1999년에는 펀드매니저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부 펀드매니저들의 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치솟았던 적이 있다. 5년 정도의 경력을 가진 펀드매니저들의 연봉은 기본이 1억에서 5억 원까지 받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좋은 실적으로 이름이 알려지면 실명을 붙인 펀드가 설정되어 명성은 더욱 높아지면서 펀드매니저 이름만 보고 돈을 투자하는 열성 팬을 끌고 다닐 수도 있게 되었다. 그런데 주식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돌아선 이후 펀드매니저의 값은 또다시 폭락하여 증권회사의 브로커나 애널리스트보다 못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간접투자가 개막되면서 이런 펀드매니저의 대접은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의 운용을 받았던 1977년 5월, 운용자산은 18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피터 린치의 높은 투자수익률이 뒷받침되면서 펀드의 규모는 날로 달로 커지고 은퇴할 무렵인 1990년에는 120억 달러까지 규모로 커져 13년 만에 펀드의 규모가 660배나 늘어났던 것이다. 이와 같이 피델리티 자산운용회사는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에 의해서 새롭게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본격적인 간접투자 시대에 진입하게 되면 펀드매니저의 몸값은 1999년과 같이 치솟게 될 것이다. 그리고 향후 금융기관들의 생존도 특정한 펀드매니저에게 손에 의해서 결정짓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도 제2의 워렌 버펫이나 피터 린치가 나올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은 경쟁력 있는 펀드매니저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열심히 투자이론을 배우고 진지하게 대학생의 모의 투자를 통하여 실전투자를 익히는 그들을 보면서 한국 증권시장의 전망을 낙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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