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현대증권,옵션부사채로 외자유치한 이유는

  • 등록 2000-08-29 오후 4:26:25

    수정 2000-08-29 오후 4:26:25

미국 AIG컨소시엄과 현대증권간에 체결한 수정 투자의향서는 지난 6월 체결한 1차 투자의향서와 상당히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투자금액이 2000억원 늘어난 것이지만 좀 더 들어가보면 누가 현대증권의 최대주주가 되는지, 또 옵션부사채라는 방식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따져볼 것이 많아진다. 시장에서 이번 투자의향서 체결에 대해 "현대그룹이 금융부문을 외국계에 넘기는 것인가 또는 실제로 자금이 들어오는가"를 궁금해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선 AIG측이 지난 6월 투자의향서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던 현대증권의 최대지분 확보 및 공동경영을 결정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이 금융부문을 외국계에 넘기면서까지 현대투신증권의 부실을 모두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과 현대투신측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투신 관계자는 "이번 스킴은 현대투신증권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총 부실 1조2000억원에 대해 9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올해 이익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 투신업계의 상황으로는 추가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추가로 필요한 자금을 현대투신증권에 직접 투자하지 않은 것은 우선주 발행한도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3000억원을 우선주에 투자한 것도 상대측이 직접출자보다는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상환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선택할 수 있는 우선주 투자를 원했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설명대로라면 현대투신증권이 자금을 더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직접투자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현대증권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AIG투자로 5000억원이 확보되면 4000억원을 현대투신증권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대증권 관계자는 "당초 현대투신증권에만 초점을 맞췄으나 현대증권도 외국계파트너를 확보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에 대한 투자와 관련, 굳이 전환옵션부사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 관계자는 "제3자배정 방식의 직접출자는 소액주주들의 반대가 있을 수도 있고 AIG측의 투자이후 현대투신에 출자할 경우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낮아지는 문제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G측이 직접출자보다는 보통주 전환과 채권중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부채권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G측 입장에서는 직접출자보다는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채권으로 보유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 리스크헷지 차원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측이 현대증권에 대한 최대주주 자리를 외국계에 넘긴 이유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증권 일부에서는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이지만 현대그룹과 우리사주 등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AIG지분보다 많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호지분의 성격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서는 현대측이 현대투신운용뿐 아니라 현대증권도 AIG측에 최대주주 지분을 넘기는 이유가 깔끔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현대투신증권에 자금을 추가로 유치하기 위한 스킴이었는지 향후 현대증권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 파트너를 잡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인지, 현대그룹측의 지분이 충분히 확보돼 있기 때문인지는 이익치회장 등 협상주체들이 귀국한 뒤 설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증권의 현대측 지분은 지난 3월말 현재 현대상선 16.63%, 현대중공업 3.24%, 현대미포조선 0.38%등 20% 가량이다. 한편 AIG측은 29일 현대투신증권 실사를 담당했던 세종법률사무소를 통해 현대증권에 대한 추가 실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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