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중앙銀, 인플레 해결 하나만 집중 어려워…저성장 대비해야"

[2022년 BOK 국제컨퍼런스]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이창용 총재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고민 커
인플레이션 해결 더해 디지털혁신 등 다양한 역할 요구
"고물가 다음 문제는 저물가·저성장, 해결 방안 찾아야"
  • 등록 2022-06-02 오전 9:00:00

    수정 2022-06-02 오전 10:11:59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중앙은행은 단순히 물가 안정이라는 기본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이후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다시 올 것인지, 새로운 통화정책을 개발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2022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저금리 및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압력에다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공급병목 현상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처럼 물가안정이라는 기본 역할에만 집중하긴 어렵단 점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이나 기후변화 대응 등 앞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또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나, 팬데믹의 충격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더 심화될 수 있는 가운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었을 때 중앙은행이 활용해야 할 통화정책에 대한 고민 거리도 제시했다. 특히 신흥국들이 기축통화국 등 선진국처럼 재정·통화정책을 마냥 확장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장기 저성장의 흐름이 다시 나타날 것인지, 그렇게 된다면 이전의 정책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지만 선진국을 비롯해 한국·태국·중국 등 인구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일부 신흥국에 저물가와 저성장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별 신흥국이 구조적 저성장 위험에 처했을 때 홀로 비전통적 통화정책(국채 매입 등)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등에서) 신흥국이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더불어 일부 국가에서는 국채 직접 인수에까지 나섰음에도 심각한 환율 절하나 자본 유출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글로벌 공통충격에 대한 전세계적 대응 차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규모의 글로벌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와 비슷한 수준의 확장적 정책이 다시 이루어진다면 환율과 자본 흐름 및 인플레이션 기대에 미치는 함의는 사뭇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저물가·저성장 국면에 대비한 신흥국만의 효과적인 비전통적 정책수단은 무엇인지 찾는 것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게 중앙은행이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 300년이 넘게 중앙은행이 걸어온 역사는 바로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이라면서 “이번 컨퍼런스가 우리 앞에 놓인 여러 도전들에 대한 생각과 고민들을 서로 공유함으로써 코로나 위기 이후의 대전환기에 중앙은행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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