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부의장 “내년에 금리인상 요건 충족될 것”

온라인 행사서 금리인상 가능성 언급
불러드 총재 등도 금리인상 시사 발언 잇따라
인플레이션 일시적이라는 입장은 대부분 고수
퀼스 부의장 사의 표명…연준고위직 4자리 재구성 가능
  • 등록 2021-11-09 오전 10:08:45

    수정 2021-11-09 오전 10:08:4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인자인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이 내년 연말 전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이달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연준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 AFP)


클래리다 “내년 연말까지 금리인상 조건 충족될 것”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빠른 경제 회복과 높은 물가상승률 등을 근거로 내년 말까지 금리인상의 조건이 충족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이날 “우리는 금리인상을 고려하는 단계로부터 분명히 요원하다”면서도 “경제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세 가지 ‘필요조건’이 2022년 말까지 충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을 위한 조건은 △인플레이션 △실업률(고용) △국내총생산(GDP) 등이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측근 인사로 알려져있다. 미켓워치는 그의 이같은 언급은 연준 최고위층이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해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클래리다 부의장은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해소됨에 따라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는 요인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되고 핵심 인플레이션은 2022년 2.3%, 2023년에는 2.2%로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연준의 견해를 거듭 강조했다.

“인플레 면밀히 주시”…내년 두차례 금리인상 전망도

연준이 지난 3일 이번달부터 테이퍼링을 개시한다고 밝히면서, 기준금리는 당분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연준 내부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공급망이 가동되고 병목 형상이 완화됨에 따라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길 기대한다”면서도 “테이퍼링이 끝나기 전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상황이 허락한다면 (금리인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물가상승률이 결국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광범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신호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이자, 내년 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 두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뜨거운 노동시장”과 공급망 병목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편, 랜들 퀄스 연준 은행감독 담당 부의장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올 연말에 자리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퀄스 부의장은 아직 11년이나 남은 연준 이사직까지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초까지 연준 고위직을 최대 4명 지명해 연준을 재구성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미 대통령직에 오를 당시 1명이 공석이었고, 클래리다 부의장과 파월 의장의 임기가 각각 내년 1, 2월에 각각 만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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