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시설을 앞으로 60일 이내에 폐쇄하고 그 대가로 중유 등 에너지를 지원하기로 한 이번 6자회담 합의문을 두고 주요 외신들은 북핵문제 해결과 북·미간 긴장 해소에 큰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즈(NYT)는 13일자 신문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 단계"라고 말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을 소개하며 이번 합의로 모든 것이 한꺼번에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북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에너지와 핵을 맞바꾸는 형식 자체는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다를 바 없지만, 북한이 `핵동결`이 아니라 `핵시설 폐쇄`에 합의했고 미국 역시 지난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이후의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조치를 약속했다는 측면에서 `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국내 대북 협상파들의 `승리`라는 해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합의가 이라크 전쟁에 대한 격렬한 논쟁과 이란과의 핵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외교 정책에 `단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의 핵동결 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딕 체니 부통령 등 강경파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AP통신은 이번 회담이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회동에서 대략적인 합의점을 만들어 놓고도 난항을 겪었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합의문이 본국 훈령과 조율을 거치면서 어떤 변화를 겪을지 예상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북한의 변덕스러운 내부 정치가 합의 이행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