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군함장의 각오..."추석 연휴 가족보다 승조원과 임무완수가 우선"

해군 첫 여군 해상지휘관들, 취임 후 첫 추석 연휴
소해함 함장 안희현 소령, 연휴 중 장기출동
321고속정편대장 안미영 소령, 출동대기태세
  • 등록 2017-10-01 오후 1:36:05

    수정 2017-10-01 오후 1:38:47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긴 추석 연휴에도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는 해군의 대비태세는 변함이 없다. 해군 역사상 처음으로 여군 함장과 고속정 편대장으로 취임한 안희현(37·해군사관학교 57) 소령과 안미영 소령(37·사관후봅생 98기)도 다른 해군 장병들과 마찬가지로 출동과 작전대기태세 임무로 추석 연휴를 맞았다.

적이 부설한 기뢰를 탐색·제거하는 소해함 ‘고령함’의 함장으로 발탁된 안희현 소령은 이번 추석 연휴 중간에 전방 해역으로 한 달 넘게 출동을 나간다. 그나마 안 소령이 지휘하는 고령함은 상급부대에서 배려해줘 추석 당일은 모항인 진해에서 보내게 됐다.

그러나 안 소령의 가족들은 진해에 없다. 해사 1년 선배인 남편 신주호 해병소령(37·해사 56기)은 경기도 발안에 있는 해병대사령부의 정보상황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각각 여섯 살과 다섯 살인 딸은 연휴가 시작되기 전 이미 시어머니와 함께 시댁이 있는 경기도 성남으로 갔다. 안 소령이 8월 초 함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어머니가 진해로 내려와 손녀들을 돌봤는데, 안 소령이 장기 출동을 나가게 되자 두 딸도 친가로 ‘출동’을 가게 된 것이다.

안 소령은 “대다수의 군인들이 추석 연휴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낸다”며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군복을 입은 군인이자 함장으로서 임무 완수와 승조원들의 사기 진작이 우선”이라며 출동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고령함장 안희현 소령(오른쪽 세 번째)이 장병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해군]
안희현 고령함 함장의 임관 동기인 안미영 321고속정 편대장은 이번 추석 연휴 바로 직전 2주간의 출동 임무를 마치고 모항인 부산작전기지로 복귀했다. 안 편대장이 지휘하는 고속정 2척은 연휴 기간 중 ‘출동준비태세’(RFS)를 유지한다. 고속정의 출동준비태세는 명령이 떨어지면 30분 내에 함정이 출항할 수 있는 상태다. 부사관 이상 간부들은 퇴근은 할 수 있지만 장거리 출타나 휴가를 갈 수 없다.

생후 12개월이 된 외동딸이 있는 안 편대장은 육아 휴직 복귀 후 지난 7월 14일 고속정편대장에 취임했다. 편대장 취임 이후 딸은 경남 진주에 있는 시부모님과 남편 박진우 씨(38)가 키우고 있다. 딸의 첫돌인 지난 9월 30일 시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안 편대장이 있는 부산으로 와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다. 안 편대장이 출동대기태세를 유지하고 있어 진주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안 편대장이 취임 후 남편과 딸을 만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번 모두 남편이 딸과 함께 부산으로 왔다.

시어머니인 허종자 씨(60)는 “나랏일 하는 며느리에게 항상 ‘딸은 내가 잘 키우고 있으니 전혀 걱정하지 말고 바다 지키는 일에만 집중해라’라고 한다”며 “군복을 입고 군함을 지휘하는 며느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 달 만에 딸과 가족들을 만나 기쁘다는 안 편대장은 “해상에서 긴급상황이나 해양재난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기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 가족들을 비롯한 국민들이 편안하게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321고속정편대장 안미영 소령이 모처럼 만난 딸을 안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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