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노벨문학상] '막판 4위' 고은 수상 불발…촛불기회 놓쳐

英베팅사이트 후보 4위 올라 기대감↑
막판 유력 선두권 후보, 예측 빗나가
"블랙리스트·촛불집회 등 영향력 컸다"
  • 등록 2017-10-05 오후 10:27:17

    수정 2017-10-05 오후 10:27:17

2017 노벨문학상 고배를 마신 시인 고은(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시인 고은(84)이 노벨문학상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의 영예는 일본계 영국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에게 돌아갔다.

올해는 고은에게 있어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발표 하루 전날인 4일까지만 하더라도 영국 최대 베팅사이트 래드브록스에서 고은의 배당률은 8대 1로 4위에 올라섰다.

노벨문학상 발표에 앞서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올해가 고은에게는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글을 쓴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고은은 박근혜 정권 당시 문재인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동료시인 60명과 함께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시집 ‘천만 촛불 바다’(실천문학사·2017)를 출간하며 저항을 이어갔다. 고은은 “시민이 자신의 삶을 바꿔야겠다는 순수한 개혁 의지가 느껴졌다”며 “촛불집회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올해뿐 아니라 고은은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다. 2000년 초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2010년에는 AP통신 등 외신들이 시인을 강력한 후보로 손꼽으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해 노벨문학상은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게 돌아갔다.

2014년 제53회 ‘마케도니아 스트라가 시 축제’에서 ‘황금화관상’을 수상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황금화관상 수상자인 파블로 네루다(1971), 에우제니오 몬탈레(1975), 셰이머스 히니(1995) 등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바 있었다. 하지만 그 해에도 노벨문학상은 고은을 빗겨갔다.

193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고은 시인(본명 고은태)은 한때 일초라는 법명으로 승려 생활을 했다. 이 기간에도 시를 적어 내려갔던 시인은 1958년 ‘폐결핵’이 현대시와 현대문학 등에 추천되며 등단했다. 1960년에는 첫 시즌 ‘피안감성’(彼岸感性)을 발간했고, 1962년 환속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은 시를 썼다. 시선집 ‘어느 바람’, 서사시 ‘백두산’(전 7권), ‘고은 전집’(38권) 등 150여권을 저술했다.

여러 번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그는 1970년 노동자 전태일의 분신자살을 목도하고 현실문제에 눈을 돌렸다. 독재에 항거하는 재야운동가로 활동하며 4차례 구속되기도 한 시인은 남북통일을 위해 힘쓰는 민족운동가로도 명성이 높아 2000년 남북정상회담당시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해 기념만찬장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연작시편 ‘만인보’를 구상한지 30년만에 완간했다. ‘만인보’는 총 작품수 4001편에 전 30권 분량이다. ‘만인보’는 시인이 1980년 내란음모 및 계엄법 위반으로 육군교도소에 수감 중 구상한 것으로 1986년 1~3권이 나왔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민족의 다양한 얼굴을 그렸는데 등장인물만 5600여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시로 쓴 인물 백과사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89년부터는 영미, 독일, 프랑스, 스웨덴을 포함 20여개 국어로 시선 및 시선집이 번역됐다. 만해문학상, 대산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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