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liy 인터뷰)"베트남 성장에 저도 놀랍니다"

동송홍 비엣펀드 매니지먼트 CIO "올해 베트남 8.0~8.2% 성장할 것"
주식시장, 국영기업 민영화는 자본시장 성장의 기폭제
부동산시장, 고급주택과 오피스텔이 성장을 주도한다
  • 등록 2006-09-19 오후 12:12:38

    수정 2006-09-25 오후 2:45:32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6년전 미국유학을 마치고 호치민에 돌아와 받은 첫 월급이 대략 150달러 정도였습니다. 그 때는 혼자여서 생활하기에 그리 부족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습니다. 700~800달러는 족히 돼야 살 수 있을 정도로 베트남의 변화가 빨라요.”

베트남 최초의 자산운용사인 비엣펀드 매니지먼트(VietFund Management)의 도송홍(Do Song Hong·32·여·사진) 부총괄이사 겸 투자책임자(CIO)는 19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베트남에서의 변화가 놀랄만큼 빠르다며 이렇게 말했다.

비엣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 2003년 5월에 사콤뱅크(Sacombank·사이공상업은행)과 영국의 드래곤캐피탈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2004년엔 주식형펀드인 ‘비엣펀드1(VF1)’을 공모해 열흘만에 2000만달러 투자자금을 유치했고, ‘VF1’을 주식투자 펀드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증시에 상장(코드명 VFMVF1)시킬 정도로 베트남에선 인정을 받는 자산운용사이다.

도송홍 이사는 한국증권업협회(회장 황건호)가 마련한 한국자본시장 연수 프로그램 참석차 최근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75년생의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미국 유학후 사콤뱅크와 비엣펀드 매니지먼트에서 베트남 자본시장의 경험을 두루 거친 재원이다.

도송홍 이사는 “베트남의 국내총생산은 지난해 8.4% 성장한데 이어 올해도 8.0~8.2%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베트남은 아시아 이머징 국가중에선 중국 다음으로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경제쪽에선 중국처럼 자본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며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베트남 경제가 향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정치인들의 지도력으로 정치가 안정된데다, 치안상태가 좋고, 정부차원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 법과 규정을 완화하고 있어, 베트남의 전반적인 투자환경은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영기업 민영화 베트남 자본시장 꽃 피운다

도송홍 이사는 베트남 자본시장의 발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전까지 국영기업들의 민영화가 소규모 기업에 국한됐지만, 최근엔 규모가 큰 기업들의 민영화가 본격화하면서,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의 관심도 끌어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올초 호치민 거래소에는 베트남 최대 유제품 회사인 비나밀크(Vinamilk)와 최대 민간은행인 사콤뱅크가 상장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상장후 이들 업체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각각 7000~8000명에 달했다.

한국 기준으론 큰 규모가 아니지만, 지난해 베트남의 전체 주식투자자가 3만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베트남에선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올들어 베트남의 주식투자자는 8만명으로 급증했다.

주식시장의 투자성과도 좋은 편이다. 비엣펀드 매니지먼트의 1호 ‘비엣펀드1’(VF1)의 경우 2004년 5월 운용에 들어가 금년 8월 현재 1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대부분의 자산을 베트남의 민영화기업과 상장주식에 투자하고, 극히 일부만 국채에 투자했다.

도송홍 이사는 “베트남 증권시장은 2007년에 신증권투자법이 적용될 예정인데, 이는 외국이 투자가에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증권산업에 대해 49%까지만 지분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론적으로 100%까지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부동산, 고급주택과 오피스텔이 주도한다

도송홍 이사는 최근 2년간 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침체양상을 보였지만 고급주택과 오피스텔을 중심으론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선 여전히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기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베트남 부동산시장은 97년 아시아 금융위기로 큰 폭으로 후퇴한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투기적 수요로 인해 거품이 형성되자 부동산 관련법규가 강화됐고, 2004년 이후 2년간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베트남에서 부동산거래 기준인 금값이 근래 폭등하면서, 거래도 더욱 뜸해졌다.

도송홍 이사는 “사실 투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규제’를 만들었지만 부동산 시장은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베트남에선 주택은 물론이고, 도로, 교량 등 인프라 구축이 미흡해 대규모 자본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경제발전에 따른 기업들의 ‘비니지스’가 확대되면서, 오피스 빌딩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치민시만 보더라도 오피스 빌딩은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내 중심지역의 오피스 필빙 임대료는 1평방 미터당 30달러에 달하지만, 더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경제발전으로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호치민 7군지역(서울 인근 일산과 같은 지역)에 대만업체가 지은 ‘푸미홍’이란 대단위 주택단지가 성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도송홍 이사는 “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고, 거래가 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매매가가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향후에는 베트남 부동산시장은 오피스 빌딩이나 ‘푸미홍’과 같은 고급주택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송홍 이사는 한국증권업협회가 마련한 한국자본시장 연수 프로그램이 매우 유익했다고 밝혔다. 한국증권업협회는 국내 증권사들의 아시아 증권시장 진출을 도모하기 위해 최근 2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중국,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의 증권관련 인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했다. 

그는 특히 이번 한국방문을 통해 한국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관계자들도 두루 만나게 돼, ‘채널’을 확보하게 된 점은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 향후 비엣펀드 매니지먼트와 한국회사들과의 협력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도송홍 비엣펀드 매니지먼트 부총괄이사 겸 CIO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골든게이트대학교에서 Master of Finance를 받고, 2000년 9월 베트남으로 귀국해 사콤뱅크에 합류했다. 이후 사콤뱅크에서 다양한 시니어 업무를 거쳤다. 그는 베트남의 금융과 투자, 민영화와 베트남 자본시장에 정통하다. 2003년 출범한 비엣펀드 매니지먼트에서 현재 부총괄이사 및 CIO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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