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상·백석·이중섭 등..문화예술 꽃피운 근대기 시인과 화가들

시인과 화가
윤범모│274쪽│다할미디어
  • 등록 2021-06-04 오전 10:42:43

    수정 2021-06-04 오전 10:42:43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26세 청년 구보가 하루 동안 경성 곳곳을 배회하며 겪는 일을 묘사한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작품을 보면 당시 서울의 모습과 식민지 지식인의 감성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소설의 삽화는 박태원의 친구이자 그림도 빼어나게 잘 그렸던 시인 이상이 그렸다. 사실 이상의 본래 꿈은 화가로 그가 그린 ‘1928년 자화상’은 1931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상할 정도였다. 자신의 소설 ‘날개’에 삽입된 드로잉도 이상의 솜씨다.

식민지 시절, 역설적이게도 문화예술은 오히려 찬란한 꽃을 피웠다. 젊은 지식ㆍ예술인들이 근대 문물의 수용과 함께 20세기 초반 서구의 사상ㆍ철학ㆍ문화 등을 빠르게 흡수하며 나라를 빼앗긴 울분과 설움,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당시 내로라하는 수많은 문인과 화가가 예술적 교감을 나누고 이를 각자의 작품에 반영하면서 ‘경성의 르네상스’를 일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삶과 우정을 나누며 시대의 풍경이 되었던 문인과 화가의 합을 꼽아보면, 이상과 구본웅, 백석과 정현웅, 김용준과 김환기, 최승구와 나혜석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문인과 화가의 만남은 근대를 지나 구상과 이중섭, 박완서와 박수근, 김지하와 민중화가 오윤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맥이 이어진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이와 같은 내용을 정리한 책 ‘시인과 화가’가 출간됐다. 윤 관장은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책을 기획했다. 오래 전 잡지 ‘인간과 문학’에 연재한 내용을 한데 모은 문화예술 에세이다.

윤 관장은 책 소개에서 “어두운 시대를 살았던 창작자들이 어떻게 시대를 끌어안고 예술세계를 풍요롭게 가꾸었는지 살펴보려 했다”고 출간 취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인과 화가의 만남이 현대사회에서는 과거 이야기로만 묻히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직업적 세분화도 중요하지만 예술계의 진정한 통섭과 융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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