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후원금 챙기고 잠적한 '경태 아빠'…결국 경찰 수사

  • 등록 2022-04-06 오전 9:40:44

    수정 2022-04-06 오전 9:40:44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반려견과 함께 다니며 일을 해 관심을 받은 택배기사가 강아지 수술비 명목으로 빌린 돈과 후원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택배견 경태.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사건을 접수하고 택배기사 A씨를 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인 경태, 경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SNS 계정으로 후원금을 모금하고 자신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돈을 빌린 뒤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수차례에 걸쳐 “경태와 경희가 최근 심장병을 진단받았다. 누가 차 사고를 내고 가버려 택배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후원금을 모금했다.

이후 A씨는 “허가받지 않은 1000만원 이상의 개인 후원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순차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다.

또 A씨는 총 모금액과 사용처도 공개하지 않았다. 직접 메시지를 보내 빌린 돈도 대부분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이렇게 빌린 돈은 수천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국민신문고 진정 외에도 5일 A씨를 고소한 사람이 있어 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려 한다. 아직 정확한 피해자의 수나 피해금액이 특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A씨가 반려견 치료에 쓴 금액은 약 300만원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JTBC에 따르면 강아지들이 심장병 등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병원비는 모두 합쳐 277만원이었다. 그중에서도 최근에 나간 약값은 한 달에 3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경태와 경희를 치료한 동물병원 측은 “심장 쪽으로 수술할 수가 없어 약을 일주일 단위로 처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020년 자신이 모는 택배 차량에 몰티즈 종인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A씨는 지난 2013년 목숨이 위태로운 유기견을 발견하고 치료한 뒤, 경태라고 이름을 붙였다.

A씨는 2018년부터 택배 일을 시작하면서 경태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자 택배 차량 조수석에 태우고 함께 일을 다녔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후 A씨는 번식장에서 구조된 시츄 태희도 입양해 누리꾼들의 응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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