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타고 유입된 日 자금..속도조절하나

  • 등록 2014-10-12 오후 2:53:15

    수정 2014-10-13 오전 7:15:54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엔화 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도 주춤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이 최근 외국인 투자자 중에 가장 강력한 매수주체였던 만큼 엔화 움직임에 따른 일본계 자금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 10일 달러-엔 환율은 107.89엔을 기록했다. 한때 109엔대 후반까지 치솟으면서 110엔을 위협했던 달러-엔 환율이 107엔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반면 원화 강세는 최근 진정되는 모습이다. 1010원선을 밑돌았던 달러-원 환율은 최근 1070원대로 올라섰다. 엔-원 재정환율 역시 100엔당 990원대로 상승했다. 지난달 말 950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4%가량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국가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동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 캐리 트레이드 움직임에는 금리 뿐만 아니라 환율도 결정적인 요인이다.

일본이 제로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한 가운데 지난 2012년 엔화가 약세기조로 접어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는 본격 시작됐다. 엔화가 약세일수록 강세인 다른 통화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 신조 총리 취임 후 강력한 경기부양과 돈 풀기 정책으로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는 더욱 힘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가 너무 떨어지자 일본 정치권에서 경계론이 높아졌고 아베 총리 역시 엔화 약세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스럽다는 구두개입성 발언에 나섰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이 출구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엔화 약세 시대는 이제 마무리단계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한국 투자 매력은 반감되고 있다. 엔화가 오르고 원화가 하락하는 국면이라면 일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원화 자산에 투자할 이유가 사라진다.

최근 일본이 한국 증시의 주요 매수주체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엔화 움직임의 영향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일본은 올 들어 9월까지 한국 상장주식을 2조5130억원 사들이면서 국가별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순매수국에 올랐다. 지난해 4000억원 가량 팔아치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에만 9360억원 순매수했다.

물론 그동안 일본계 자금 유입에는 일본 공적연금 펀드의 해외 투자 확대 기조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엔-원 환율이 상승세로 접어든다면 예전 같은 매수강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 취급을 받고 있다”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일본계 자금의 적극적인 유입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외국인 매도는 주로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계 자금이 주도한 것으로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큰 미국이나 중국, 일본 자금은 유입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강달러가 지속되고 엔화마저도 약세 기조를 멈춘다면 매수주체층이 얇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불가피하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9월까지는 미국계나 일본계 자금이 크게 빠져나가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는 환율에 민감한 나라”라며 “외환시장 변동성이 완화되거나 내성이 강화되는 과정이 필요한데 아직 미흡하고 경기에 대한 우려까지 확대되고 있어서 외국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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