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이정근 사람인에이치알 대표 "미래를 생각하면 현재가 보인다"

취업포털 후발주자로 출발해 창립 10년 만에 업계 1위 등극
현대차-키움증권-사람인에이치알에 이르기까지.."도전의 연속"
“리크루팅은 과학..미스매칭만 해소해도 큰 도움”
"타임머신 타고 5년·10년 뒤 머릿속 미래여행이 취미"
  • 등록 2014-10-01 오전 10:00:00

    수정 2014-10-01 오전 10:00:00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취업이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이 가운데 구직자와 구인기업의 미스매칭만 해결해도 취업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취업준비생은 편하면서 돈만 많이 벌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일을 잘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10년째 사람과 일을 잇는 브릿지 역할을 하고 있는 이정근(사진) 사람인에이치알 대표에게서 ‘일’에 관한 생각과 성공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특유의 사람좋은 웃음 속에서도 “구직난 해소에 이바지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취업 연결 플랫폼을 연구 중”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사진=한대욱 기자
도전이 있어야 성공도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전문기업인 사람인에이치알(143240)은 10년 전 벤처로 시작해 6년 만에 증시 상장을 했고 이어 최근 업계 1위에 등극했다. 10년째 대표직을 맡으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지난 세월은 도전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현대자동차와 키움증권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키움증권의 모그룹인 다우그룹과 함께 사람인에이치알을 창업했다. 자동차와 금융회사, 그리고 온라인서비스 사업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거치게 된 경위를 묻자 “미래를 그리면 현재가 보인다”는 생각지 못한 답이 돌아왔다.

이 대표는 “종종 머릿 속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5년 뒤, 10년 후를 다녀온다”며 “미래에 대한 촘촘한 생각들이 정리되면 지금 뭘 해야 할지가 보다 선명해진다”고 말했다. 10년 전 당시 가장 유망한 사업으로 온라인 서비스 비즈니스를 떠올리고 이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기도 하다. 이는 IT 기반의 모체그룹의 정신과 일치했고, 당시 증권사 부장을 맡고 있던 그는 신생회사의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됐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이후 탄탄대로를 달렸다.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오히려 온라인 취업포털의 역할은 더욱 커져갔고, 후발주자인 사람인에이치알은 잇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결국 창립 10년 만에 방문자수, 매출 등에서 명실상부한 업계 1위로 올라섰고 이제 ‘대한민국의 취업 허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대표는 “1등 자체가 목표인 적은 한 차례도 없었지만, 더 좋은 가치를 창출해 내기에 유리한 조건임은 틀림없다”며 “1등을 넘어 최고가 되기 위해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활용해 취업 미스매칭 해소할 것

사람인에이치알은 올 초 ‘매칭 연구소’를 설립하며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을 해소하는 서비스 연구에 본격 나섰다. 이를 위해 대규모 충원에 나섰고 5명의 전문가를 영입해 알고리즘을 만드는 연구소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채용 관련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령 유사한 스펙과 성향을 지닌 구직자 그룹을 분석해 과거 취업 확률이 높았던 기업들을 소개해 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구직자와 구인기업 각각의 성향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취업 확률을 한층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플랫폼의 다양화 등 새로운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플랫폼의 확장과 다양한 맞춤 앱 출시도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제공한다는 취지다.

취업준비생들을 향해서는 “대기업의 늪에서 탈피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구직자 대부분이 대기업만 바라보고 있는데 이는 일에 대한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와 무엇을 잘하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편하고 수입이 좋은 곳만 골라 갈 생각을 하지 말고 반대로 일을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좋다”면서 “잘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해 전문가의 영역에 오르면 무수한 스카우트의 길이 열리고 자연스럽게 훌륭한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테마주 아니라 실적 성장주입니다”

사람인에이치알은 재작년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업계 최초로 기업공개를 실시하자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고 주가도 이에 부응했다. 2012년 사람인에이치알과 함께 상장한 28개사 중 67.9%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공모 수익률 193%를 기록하며 베스트 IPO로 해를 마감했다.

특히 2012년 말 대선 시즌에는 이색적인 홍보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 특정 후보와 관련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단기 급등하자 회사는 오히려 “대선 후보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테마에 편승하기보다 실적과 성장성으로 평가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화제가 된 것.

대부분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할 경우 회사 입장에선 모르는 척 주가 상승을 즐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인에이치알의 이같은 행보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시련도 있었다. 최근 투자 규모를 확대해 수익이 감소하면서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자 주가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이 대표는 “연간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지만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길을 택했다”면서 “고급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등 인프라 투자가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늘어나는 이익 규모에 맞춰 더 큰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계급장 떼고 붙자

사람인에이치알의 직원들은 한달에 한두번 회사 밖에서 난상토론을 한다. 야외로 나가 소위 ‘계급장’을 떼고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며 회사의 미래와 사업 전략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 장소는 인근 커피숍이 되기도 하고 교외 연수원이 되기도 한다.

소통을 통한 ‘집단지성’을 강조하는 이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IT 기반 서비스 사업은 환경 변화가 심해 대응전략이 중요하다는 생각 하에, 수년 째 이같은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이 대표는 “회사를 벗어나 색다른 공간에서 자유로운 발표와 토론의 과정을 거치면서 치열한 논리싸움을 하면 지식과 경험의 곱하기가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모임은 우리 회사의 내비게이션과 같다”고 덧붙였다.

△ 이정근 대표는

1962년생으로 1985년 인하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해군 학사장교 중위로 예편했다. 1989~2000년 현대자동차 CS 추진사업본부에서 근무한 뒤, 2000년 키움증권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2005년까지 키움증권 CRM팀과 마케팅팀을 거쳐 같은해 사람인에이치알 대표이사를 맡았다. 2010년 고용노동부 청년 고용촉진특별위원으로 위촉됐고, 같은 해 일자리창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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