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위원장님, 이번엔 은행 믿을만 합니다"

2분기 외채 3980억달러..은행권 외채증가속도 둔화
은행 단기외채 1161억달러..3개월 동안 3억달러 증가
  • 등록 2011-08-23 오후 12:01:00

    수정 2011-08-23 오후 12:01:00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외채가 4000억달러를 가까스로 넘지 않았다. 2분기 우리나라 외채는 총 3980억달러를 기록했다. 정부가 내심 심리적 저항선으로 설정한 4000억달러를 가까스로 방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은행의 외채구조, 특히 단기외채가 3개월만에 크게 개선됐다. 김석동 위원장이 최근 미국 신용등급과 국내 증시 폭락 과정에서 언급한 "은행에 세번 속았다"라는 말이 다소 무색할 정도다.   기획재정부는 경제 규모 확대에 따라 외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4000억달러를 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과거 금융위기 때마다 외채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는 데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4000억달러에 근접한 외채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2분기 외채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통화당국이 외채 관리에 각고의 노력을 펼쳤음을 느낄 수 있다.

◇ 은행 외채 증가속도 둔화..선물환 규제 `효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은행이 조달한 외채였다. 은행부문 외채는 작년말 1738억 달러에서 1분기 1921억 달러로 3개월 만에 183억 달러가 불어났다. 1분기 때 외채 관련 경고등이 켜진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번엔 달라졌다. 증가세는 이어져 2분기 은행부문 외채는 1965달러를 기록했지만 증가액은 44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은행의 단기 외채는 같은 기간 1159억달러에서 1161억 달러로 3억달러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국내 외화채권(이른바 김치본드) 투자 금지, 은행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등 외환당국의 선제적 조치가 덕분이란 게 정부의 설명이다.   2분기 외채 수준만 보면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은행에 세 번 속았다”는 말은 “이번엔 은행을 믿어볼 만하다"로 수정돼야 할 판이다. 외채의 구조도 좋아졌다. 총 외채 대비 은행 외채 비중은 3월 말 50.2%에서 6월 말 49.4%로 줄었다.

정부 외채 892억달러..외국인 국채·통안채 투자 증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49.1%에서 38.1%로 크게 감소했다. 총 외채는 1분기 3826억 달러에서 2분기 3980억달러로 154억달러가 늘었다. 정부 부문 외채는 3월 825억 달러에서 6월말 892억달러로, 67억달러가 늘었다. 하지만 이는 상당 부분 외국인의 국채. 통안채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이 기간 동안 외국인 보유 국채, 통안채는 675억달러에서 742억달러로 정부 부문 외채 증가액과 일치한다. 외국인 국채투자 증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채와 함께 대외 자산도 탄탄하다는 게 통화 당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대외채권은 4874억달러로 외채보다 895억달러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GDP 대비 총외채 비율은 35.5%(2010년 말)로 영국(427.8%), 프랑스(198.8%), 독일(157.0%), 미국(98.6%), 일본(47.6%)와 비교해 낮았다.   ◇ 외환유동성은 `상시 리스크`..통화당국 "선제적 대응노력 지속"

2분기 외채 구조가 1분기에 비해 나아졌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상 외환유동성 위기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통화 당국도 이런 점을 고려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000억달러가 갖는 상징성은 크지만, 경기 회복과 실물경기 확장에 따른 외화차입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하지만 1분기처럼 금융시장으로 인한 외채 증가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것은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다"라고 말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도 "단기간 내 외채 급증, 실물경제활동과 연계성이 낮거나 투기적 목적으로 인한 외채 증가 등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 방안에 따른 기존 제도의 탄력적 운영 등 선제적 대응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강인, 야구장엔 누구와?
  • 다시 뭉친 BTS
  • 착륙 중 '펑'
  • 꽃 같은 안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