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규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해 8월16일로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업무를 대행 중이다. 5개월여 동안 후임 인사가 없었던 것은 적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임 석유공사 사장 앞에는 ‘지뢰밭’이 펼쳐져 있는데 누가 오려고 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끝없는 ‘지뢰밭’..감사원, 국정조사, 송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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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도 계속됐다. 석유공사는 2014년 2조295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1189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캐나다 하비스트(HOC)사 정제사업부문 등 주요사업을 매각한 게 반영됐다. 끝을 알 수 없는 저유가가 계속되는 것도 실적 부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악재가 계속되다 보니 석유공사 내부에선 “올해는 ‘생활’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르면 내달 에너지 공기업 3사 구조조정안도 마련할 예정이어서 긴장감도 고조된다.
호랑이급 지원인사 없다? ‘11조 예산, 1억 연봉’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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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거물급 인사 지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여러 난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호랑이급 인사들이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런 지원자가 없다 보니 ‘그럼 나도 지원해볼까’라는 생각에 지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22명 지원자 중에는 울산 등 석유공사 본사 주변 지역 인사들도 여럿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셋째, 석유공사 사장의 처우 때문이다. 지난해 사장 연봉은 1억1405만5000원(기본급)이었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연봉이 삭감됐지만, 여전히 정부 차관급 수준이다. 지난해 석유공사 예산은 11조8298억원에 달했다. 주요 사업은 석유개발 사업(21개국 생산·개발·탐사 31개 사업, 작년 7월말 기준), 석유비축 사업, 동북아오일허브 사업, 알뜰주유소 사업, 석유정보서비스 사업이다. 이는 웬만한 중앙부처 장관(지난해 산업부 예산 8조54억원)이 다루는 예산보다 많은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 사장은 정권 차원의 의중이 반영된 자리 중 한 곳”이라며 “신임 사장이 부담이 많은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석유공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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