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자동차)`가속의 제왕`..캐터햄 7 CSR

  • 등록 2005-10-12 오전 11:51:54

    수정 2005-10-12 오후 2:03:08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자동차는 달리기 위해 만들어집니다. 바람처럼 빠르게 빠르게 달려가는 쾌감이란 한번 맛보면 잊기 힘든 유혹입니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자동차를 사야 하는 평범한 소시민의 입장에서야 어디 달리기 성능만으로 차를 고를 수 있습니까. 그저 꿈에서만 그려볼 뿐이죠.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슈퍼카들이 즐비한 `속도의 세계`에서 오직 순발력 하나 만으로 어깨를 겨루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오늘은 `가속`에서 최강의 파워를 자랑하는 `작지만 빠른` 자동차 캐터햄을 소개합니다.

특수제작된 차량을 제외한 일반 생산 모델로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기록을 갖고 있던 영국의 맥라렌 F1이 얼마전 스웨덴의 크닉세그 CC에 그 자리를 내줬다. 최고시속 395킬로미터를 목표로 제작된 크닉세그 CC는 시속 387.87 킬로미터로 주행하며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크닉세그 CC는 엔진배기량 4700cc에 806마력의 힘을 자랑하며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는 정지가속이 3.2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부가티의 베이론이 현재 엔진 배기량 8000cc에 1002 마력의 출력을 바탕으로 시속 400킬로미터, 정지가속 2.9초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나 본격 생산에 이르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일명 `슈퍼카`들 중에는 속도라면 남부럽지 않은 차들이 즐비하다. 6000cc 엔진을 장착한 엔초 페라리는 최고시속 350 킬로미터에 정지가속 3.6초를 발휘하고, 람보르기니의 무르시엘라고는 역시 6000cc 엔진으로 최고시속 331킬로미터, 정지가속 3.8초의 성능을 낸다.

파가니의 존다 C12(배기량 6000cc)는 최고시속 354킬로미터, 정지가속 3.7초, 포르셰 카레라 GT(배기량 5700cc)는 최고시속 330킬로미터, 정지가속 3.8, 영국 TVR의 T440R은 4200cc의 배기량으로 최고시속 346킬로미터, 정지가속 3.7초를 낸다.

흔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를 따질 때는 최고시속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지만 개인적으로 차를 평가할 때는 가속력을 더 중시하는 편이다.

어차피 현실의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속도야 제한이 있기 마련이고, 단속 카메라를 피해서 슬쩍 슬쩍 가속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시속 40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최고속도를 맘껏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속 200킬로미터대를 넘어서면서 계기판의 바늘이 굼뜨게 올라가면 갑갑함만 느끼게 된다. 최고시속은 좀 떨어져도 순간 가속으로 도로위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스프린터가 속도의 쾌감을 만끽하게 해주는 것 같다.

정지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킬로미터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정지가속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는 무엇일까. 공식 기록을 확인키가 어렵지만 3.0~3.1초대를 기록하는 영국의 레이스 카 전문업체인 캐터햄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터햄은 1년에 고작 600대 정도의 차량을 생산해 판매할 정도로 작은 회사지만 `가속`에 있어서 만큼은 제왕의 호칭을 들을 만한 기록과 역사를 갖고 있다. 

특히 1992년에 탄생한 캐터햄의 세븐 JPE는 복스홀 2000cc 엔진을 튜닝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96킬로미터)을 3.46초에 돌파하며 양산 차로는 세계 최고의 가속을 내는 모델로 기네스 북에 올랐다. 세븐 JPE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마일을 내고, 다시 완전 정지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스프린트 앤 스톱 테스트에서도 12.6초의 기록을 내며 당대의 최강 자동차 페라리 F40의 기록을 3초나 단축했다.

캐터햄의 대표모델인 `세븐`은 1950년대를 풍미했던 로터스의 슈퍼 세븐을 토대로 개발된 차량으로 지난 48년간 몇 차례의 변화를 거치면서도 `가속`의 제왕으로써의 명성을 잃지 않고 있다.

캐터햄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4분의 1은 6개국에서 열리는 14개 리그에 경기용으로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 강력한 파워와 울부짖는 듯한 엔진음 덕에 `괴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캐터햄 세븐은 엔진용량이 2000cc급에 불과하다. 더욱이 부분품을 사다가 집에서 조립해서 탈 수 있는 `키트 카` 버전으로도 판매가 된다. 

캐터햄이 무려 10년 만에 세븐을 대대적으로 손봐 올뉴(all-new) 버전으로 발표한 것이 바로 캐터햄 세븐 CSR(Caterham 7 CSR)이다. 제품 발표는 지난해 이뤄졌고, 올 봄부터 시판에 들어간 세븐 CSR은 260 모델의 경우 시속 100킬로미터까지의 정지가속이 3.1초로 여전히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세븐 CSR은 포드 듀라텍 2261cc 엔진을 장착했으며, 세계적인 F1 레이싱 카 전문업체인 코스워스가 로드스터 모델로는 오랜만에 다시 튜닝을 맞아 출력을 강화했다. 중량이 570킬로그램으로 기존 모델인 R500에 비해 120킬로그램이나 늘기는 했지만 힘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엔진에 부하를 건 상태에서 최대출력을 측정한 제동마력(bhp) 기준으로 260마력 제품과 200 마력 제품 두 가지가 출시됐다.

260 모델은 정지가속 3.1초에 최고시속 250 킬로미터를 발휘하며, 200 모델의 정지가속은 3.7초, 최고속도는 시속 225킬로미터다.

특히 200 마력 제품은 EU의 배출가스 규제기준인 EU4를 충족시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중 판매에도 장점을 지녔다.

서스펜션은 애스턴 마틴 DB9의 세팅을 맡았던 멀티매틱이 담당했다. 레이스 트랙에서 연마한 더블 위시본 구조의 완전 독립형 리어 서스펜션을 채책해 통제력과 적응성을 높였다. 전면에는 F1 스타일의 인보드 유닛이 장착돼 기체역학적 성능을 개선했다. 서스펜션 시스템의 변화에 맞춰 수정된 섀시의 경우 터뷸러 스페이스 프레임의 비틀림 강성을 25% 높였다.

바퀴 위에 다시 사이클 윙을 도입하면서 차량 전면부의 노우즈 친(nose-chin)의 크기를 키워 전면에 걸리는 양력(들림현상)을 50%나 감소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서 고속 주행시의 언더스티어링(원심력 때문에 차가 핸들을 꺾은 것 보다 바깥 쪽으로 더 크게 도는 현상)이 크게 감소됐다.         

새로운 캐터햄 세븐에 대해 자동차 평론가 크리스 해리스는 "이처럼 스티어링이 되는 자동차는 없다"며 "이전의 어떤 자동차와도 다른 모습으로 도로와 함께 숨쉰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장난감을 살 생각이면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달리는 것 이외의 실용성은 없다는 이야기다.
 
가격은 260모델이 3만4000 파운드(6만 달러), 200모델이 2만8500 파운드(5만 달러)이며 키트 상태로 구입해 직접 조립을 하면 가격이 좀 더 저렴하다.



<주요 제원>
전장 - 3269mm
전폭 - 1669mm
전고 - 1006mm
중량 - 570kg
승차정원 - 2명
최고속도 - 250 km/h(260 기준)
배기량 - 2261cc
최대출력 - 260/7500 bhp/rpm
최대토크 - 271/6200 Nm/rpm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