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외환시장을 뒤흔드는 역외세력의 힘

  • 등록 2001-04-20 오후 3:47:04

    수정 2001-04-20 오후 3:47:04

[edaily] 대한민국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은 바깥에 있다. 지금 외환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면서 시장참가자들은 환율방향을 가늠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바로 역외세력이 달러/원 환율을 뒤흔드는 혼돈의 핵심이다. ◇심상치않은 역외동향 지난 19일밤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환율은 떨어질 조건을 두루 갖췄다. 나스닥 주가가 급등세를 지속했고 달러/엔 환율은 120.9엔대까지 급락했다. 종전같으면 달러/원 환율이 급락했을 조건인데 실제 환율은 한때 1307원까지 급등했다. 달러매물에 밀려 1303원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국내은행들중 일부가 역외시장에서 달러를 팔면서 달러매도초과(숏) 상태로 몰렸다. 19일 환율이 16원이상 폭락하는 과정에서 추가하락을 기대하며 숏포지션으로 넘어온 은행들도 무척 많았다. 그 후유증은 20일 국내시장에서 현실화했다. 국내시장의 헛점을 간파한 역외세력이 개장초부터 달러매수공세를 펼치자 숏포지션을 덮기위해 은행권은 달러사자에 가세했고 환율은 1310원선까지 쉽게 상향돌파했다. 오후장 들어서도 역외세력의 매수가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 2시59분쯤 고점은 1314.30원까지 높아졌다. 미국계 투자은행들의 집중적인 달러매수는 외환시장의 포지션을 갉아먹었고 장중 내내 숏포지션 상태가 유지됐다. ◇외국인 주식자금 어디로 갔나 외국인이 대규모로 주식을 매수한만큼 오늘 오후부터는 매수대금이 시장에 공급돼 환율을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부족해진 포지션을 채워줄 구세주였다. 그러나 실제 공급물량은 거의 없다. 은행권은 자연히 달러되사기에 나설 수 밖에 없게된 것. 당초 19일밤이후 역외세력의 달러매수에 대해 "외국인 주식매수대금인 달러 현물을 팔기전에 미리 선물환을 사두는 것"으로 판단한 딜러들도 꽤있었다. 환리스크 헤지를 위해 달러현물을 파는 동시에 선물환을 사는 이른바 "스왑"을 선택했고 순서만 바꿨다는 것. 그러나 이 경우 달러현물이 시차를 두고서라도 시장에 공급돼야하는데 아직 그런 기미가 없다. 결국 환율은 오전고점을 뚫고올라가는 폭등세를 재개했다.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인 역외세력이 1300원아래의 환율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있다. 어떤 식으로든 환율을 끌어올려야 손실을 피할 수 있고, 바로 그런 목적에서 20일과 같은 달러매수 총공세를 펼친 것이란 해석이다. ◇원과 엔을 움직이는 역외세력 역시 관건은 달러/엔 환율이다. 달러/엔 환율이 120~125엔 범위에서 안정되기를 바라는게 일본 당국인 건 거의 분명해보인다. 문제는 역외세력이 훨씬 더 심한 엔약세를 전망하는데 있다. 지난 18일 골드만 삭스 고위관계자는 달러/엔 환율이 150~170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고 JP모건도 130엔대 환율을 거론했다. 이런 달러/엔 환율 수준이 돼야 그들이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오늘은 달러/원 환율이 먼저 오르고 뒤이어 달러/엔 환율이 오르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역외의 공세가 엔과 원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통화 전체로 폭넓게 펼쳐지고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오늘은 아예 일손을 놓고있다"며 "우리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들 앞에서 무기력할 따름"이라고 체념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요즘 시장이 달러과부족에 따라 너무 쉽게 영향을 받고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달러/엔이나 달러/원이 모두 바닥에 근접해있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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