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투자 신중해야①-이코노미스트

운용자산 1조달러..투자은행과 수수료 나눠먹기
경쟁격화로 수익률 하락세
  • 등록 2005-02-23 오후 2:20:46

    수정 2005-02-23 오후 2:20:46

[edaily 김현동기자] `10년 이상 연 수익률 40%` 등 헤지펀드의 높은 수익률에는 거품이 있으며, 헤지펀드 수익률의 진짜 수혜자는 고객이 아니라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매니저라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헤지펀드의 수익률 광고만 믿고 무턱대고 돈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리스크와 수수료 등에 유념하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 이코노미스트의 헤지펀드 특별보고서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헤지펀드로 몰리는 돈 최근 몇 년간 펀드산업은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와 `마켓타이밍` 스캔들 등의 불법 거래로 신뢰가 떨어졌지만, 펀드 투자자금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헤지펀드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뮤추얼펀드의 운용 자산은 2000년 수준으로 역행했지만, 헤지펀드는 운용규모와 펀드수에서 4년간 2배 이상 급성장했다.
헤지펀드 운용자산
헤지펀드 분석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400개 가량의 헤지펀드가 새로 만들어졌다. 특히 코넷티컷주 남쪽의 부촌인 그리니치, 다리엔, 로웨이튼 등에는 가정집을 개조한 사무실은 물론이고 요트를 갖춘 선창가 사무실 등 곳곳에 헤지펀드 사무실이 만들어졌다. 맨해튼에서는 상업지구와 주택가 중간의 사무실 전체가 헤지펀드 사무실이다. 일부에서는 헤지펀드 붐이 조만간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헤지펀드는 초기 부유한 개인투자자들만을 고객으로 삼았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재단이나 각종 기금을 비롯해 최근에는 기업체와 연금들도 헤지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뉴욕시는 지난달 880억달러의 연금펀드중 일부를 헤지펀드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는 교사연금펀드를 헤지펀드에 맡기고 있으며 시카고와 캘리포니아에서는 퇴직연금을 헤지펀드에 위탁했다. 컨설팅기관인 그리니치 어소시에이츠는 현재 기관투자가들이 헤지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돈만 2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헤지펀드가 대중화되면서 캑스톤 어소시에이츠, 무어 캐피탈,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SAC 캐피탈 어드바이저, 매버릭 캐피탈, 하이브리지 캐피탈 매니지먼트 등 높은 수익률과 함께 운용자산이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헤지펀드들은 투자자를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헤지펀드 투자에 제약이 따르자, 많은 사람들은 과거 운용경험은 부족하지만 출신이 화려한 매니저들에게 돈을 맡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 골드만삭스 출신인 에릭 민디시는 새로운 펀드를 만들기 위해 30억달러를 모집했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디나카 싱은 이달중 동일한 규모의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헤지펀드들은 어떤 주식이나 채권을 사길래 그렇게 수익률이 높은 것일까. 1940년 투자회사법의 적용을 받는 뮤추얼펀드와 달리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알기는 거의 어렵다. 더구나 헤지펀드는 각종 투자관련 법규의 적용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는 투자자 모집에 제약이 거의 없고 투자대상을 선택하는데서도 자유롭다.
전략별 헤지펀드 운용자산
헤지펀드들은 이름 그대로 시장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갈 경우를 대비해 헤지포지션을 구축한다. 그렇지만 수익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완전 헤지는 거의 하지 않는다. 부분헤지를 하는 펀드도 많지 않다. 그린니치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일부 신생 헤지펀드들은 전통적인 뮤추얼펀드들처럼 주식매수 포지션만을 취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헤지펀드는 공모펀드가 아닌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자의 숫자를 제한하고 있다. 또 투자자금의 환매를 엄격히 제한해 대개 3~5년 정도는 환매를 금한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는 옵션이나 선물, 파생상품, 구조화증권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시장에서도 포지션을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뮤추얼펀드 몰락의 배경 헤지펀드는 일반적으로 시장 비효율성 포착 능력과 레버리지를 통한 수익률 극대화로 대변된다. 그렇지만 헤지펀드가 항상 고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며, 뮤추얼펀드도 운용자산을 잘 구성하면 헤지펀드 못잖은 수익을 낼 수 있다.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가 지금처럼 대비되게 된 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뮤추얼펀드와 헤지펀드의 투자방법이 달라진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 당시 뮤추얼펀드는 투자방법을 보다 유연하게 바꾸려 했지만 고객들의 불만 때문에 무산됐다. 1996년 피델리티의 마젤란펀드를 운용하던 제프리 비닉(Jeffrey Vinik)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투자대상을 바꾸려 했을 때가 고객들의 항의가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 언론과 연기금들은 투자대상 변경을 반대했고 이 때문에 비닉은 쫓겨났다. 시장 변화를 포착하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던 비닉은 이후 헤지펀드 매니저로 변신했다. 그 때부터 대부분의 뮤추얼펀드는 S&P500 지수 편입종목이나, S&P500 편입종목 중 시가총액 중위 종목들로 투자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가 상승시 뮤추얼펀드의 수익률은 개선됐지만, 반대로 2000~2002년 주가 하락시에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투자대상의 제한은 수수료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뮤추얼펀드가 주가지수 수익률을 추종하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싼 인덱스 펀드로 발길을 돌렸다. 뮤추얼펀드의 몰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식시장 약세로 투자자들은 투자시기와 투자대상 등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에게 돈을 맡기게 됐다.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률보다는, 시장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도 투자원금을 잃지 않는 절대수익률이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비닉이 90년대 중반 주식에서 채권으로 투자대상을 옮기려 한 것도 결국은 리스크 관리를 철저하게 하려는 시도였다. 이제 기관들도 시장을 이기는 매니저보다는 리스크대비 초과수익률인 `알파`를 잘 아는 매니저를 원하고 있다. ◇투자은행과 헤지펀드의 공생 `인스티투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지(誌)에 따르면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헤지펀드 매니저는 조지 소로스로 7억5000만달러를 받고 있다. 다른 16명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지난 2003년에 최소 1억달러를 벌었다. 상위 매니저와 하위 매니저간의 격차가 크다는 점도 있지만, 헤지펀드의 업무 강도도 만만치 않다. MBA 졸업생들은 투자은행에서 일할 경우 시장이 완전히 죽기 전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연봉이 높지만 상사로부터의 스트레스와 항시적인 비용절감 조치들도 감수해야 한다. 헤지펀드 매니저는 한번 실적이 나빠지면 바로 실직자로 전락한다. 물론 실적이 좋은 해에는 값비싼 정보 단말기는 물론이고 과일과 꽃들로 넘치는 파티 등 엄청난 보상이 뒤따른다. 투자은행들은 헤지펀드와 자신들이 경쟁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은행과 헤지펀드간 연봉체계 비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것이다. 뮤추얼펀드와 연금펀드들이 매매당 주당 5센트의 인센티브 지급에 망설일 때, 헤지펀드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거나 실적이 좋을 경우 뮤추얼펀드나 연금펀드 인센티브의 5배까지 성과급을 지급한다. 그렇지만 둘간의 성과급 체계를 단순비교해서는 안된다. 헤지펀드의 보상체계는 투자효율이 아니라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이라는 조건과 연계돼 있다. 투자은행에 있어 트레이딩은 단지 은행 업무의 기초일 뿐이다. 그렇지만 헤지펀드는 구조화 파생상품은 물론이고 공매도를 위한 주식 대차, 채권 거래, 청산과 결제, 고객 지원과 마케팅 등 모든 것이 필요하다. 이같은 거래에서 유발되는 자금과 수수료는 엉청난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의 스빌렌 이바노프는 지난해 헤지펀드가 45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이중 33~50% 가량을 이익으로 남긴 것으로 분석했다. 투자은행들은 헤지펀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유입한 150억달러중 60억달러를 순이익으로 남겼다. 메릴린치의 가이 모즈코스키는 헤지펀드 관련 수수료 수익이 골드만삭스 순익의 25%에 이르고, 모건스탠리의 경우 이보다 적기는 하지만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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