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협상과 정부대응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서명 등으로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당초 문제없다며 원칙 대응을 강조했던 여권 내부에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는 분위기다.
`정부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협상대표 등 관계부처 고위 인사들의 문책으로 이어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속타는 정부는 지난주에 이어 주초부터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2차 `끝장 토론`을 준비중이지만 불붙은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시인..국무총리 "정부초기 대응 미흡했던 것 문제"
광우병 논란과 관련, 정부의 미흡한 초기대응에 대한 지적은 6일 한승수 국무총리에게서 나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에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해 불안해 하는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오후 3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과 미국과의 수입위생조건 협의 과정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제2차 `끝장 질의·응답`을 갖기로 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 가세.."유언비어에 신속대응 못한 것, 정부 잘못"
한나라당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의 `정치공세`를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정부가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제때 해소하지 못한 과실도 함께 지적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것은 실험동물과 같은 것이다` 등 황당한 유언비어가 떠돌았는데 이런 유언비어에 대해서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종합대책` 당정협의에서 강재섭 대표는 "우리도 반성할 것이 많다"고 했다. 강 대표는 "쇠고기와 FTA에 대해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게 된 데는 국민에 대한 설득이 부족했던 점도 있다"면서 "기자회견이나 광고, 인터뷰 등을 통해 정부의 대국민 설득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야당측이 주장하고 있는 재협상 요구가 박근혜 한나라당 전대표 등 여권 일각으로 번지고 있는 것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과 관련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이 재협상 밖에 없다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여론이 계속 악화되면서 명분이 필요한 정치권에서 재협상 요구를 수용할 경우 초기 협상을 주도한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협상을 주도한 농식품부와 고위 인사의 태도를 문제삼기도 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5일 농식품부 민동석 농업통상정책관(차관보)이 보도자료를 통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반박한데 대해 "참 무례한 사람들"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제 1야당의 대표가 온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는데 차관보를 상대로 없는 말을 했겠는가?"라며 "농식품부의 이러한 작태가 오늘과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앞서 손학규 대표는 5일 `쇠고기 협상 무효화 추진위` 1차 회의에서 "협상을 더 하고 싶었고 더 할 게 있었는데 4월 18일 날짜를 맞추지 않을 수 없었다"는 민동석 정책관의 발언을 공개하면서 "19일에 정상회담이 있으니 선물을 주기 위해 18일까지 맞추라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이용"이라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