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금융시장 축구열기 강타..`사커 브레이크`

  • 등록 2002-06-10 오후 2:08:02

    수정 2002-06-10 오후 2:08:02

[edaily 정명수 최현석 하정민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과 미국 대표팀과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10일 주식·채권·외환시장도 들뜬 분위기가 역력하다. 16강을 위해 주가지수 상승 폭은 16포인트, 국채선물 가격도 내친김에 +16포인트를 만들자는 등 축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축구때문에 금융거래가 중단된다는 `사커 브레이크(soccer brake)`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오후 3시30분 개최될 한미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매매를 거의 중단하다시피한 채 경기시작 휘슬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일인 `6월10일`은 한국 역사에 있어 주요 사건이 많았던 날이어서 한미전의 `정치적(?) 의미가 부각되기도. 15년전 87년 6월은 연세대 이한열군 사건으로 촉발된 6.10 민주항쟁이 있었으며 일제시대인 1926년에는 6.10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특히 1871년(고종8년) 오늘은 미국 아시아함대가 강화도에 쳐들어온 `신미양요`가 일어난 날이어서 한미전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 시청과 광화문 일대 운집한 수만명의 축구팬들이 6.10 민주항쟁과 신미양요의 역사적 감정(?)을 응원 열기로 승화시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선물회사의 한 중개인은 "오늘은 국경일이나 다름없는 날"이라며 "한국의 승리를 위해 매매를 중단하고 응원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인도 "80년대 학번들에게 6.10항쟁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건인데 미국과의 월드컵 경기가 이날 열리게 돼 기분이 묘하다"며 "6.10항쟁 후 광화문과 시청거리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인 적은 처음본다"고 말했다. 증권회사 한 중개인은 한발 더 나아가 "미국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웃통을 벗고 집까지 뛰어갈 계획"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이 미국을 2대1로 눌러 이기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국고채 3년물 2-1호만 산다는 희안한 해석이 등장. 실제로 오후들어 채권수익률이 야금야금 내려가 국고3년 2-1호는 지난 주말보다 2bp(0.02%포인트) 떨어진 6.00%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시장에는 "한국의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뜻에서 주식시장은 이날 상승폭을 16포인트에 고정시키려하고 있고, 국채선물 시장은 +16틱에서 종가를 고정시키려한다"거나 "미국전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선수들이 헐리웃 액션으로 교묘하게 패널티킥을 얻은 후 1대0으로 한국을 누르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반미 감정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식, 채권 매매를 중개하는 증권사들은 어차피 오후에 거래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아예 월드컵 응원전을 준비하기도. 굿모닝증권은 여의도 본사 지하2층 300홀에서 직원, 고객들이 단체 관람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 동원증권은 강당에서, 메리츠증권과 현대증권도 본사13층 강당에서 단체관람을 할 예정. 키움닷컴증권과 삼성선물은 여의도 호프집을 빌려 단체 관람을 할 예정. 외환시장도 월드컵 열기는 주식, 채권에 뒤지지 않는다. 한 외환딜러는 "거래가 아무것도 안된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OTC거래도 없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싱가포르에서도 달러/원 현물, 옵션거래를 하는데 축구 때문에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여의도 금감원도 축구열기는 마찬가지. 금감원 공보실은 기자실에 대형TV를 가져다 놓고 단체 관람을 할 예정. 국채선물 브로커 중에는 붉은색 티셔츠 입고 거래하는 경우도 많다. 한 브로커는 "장 끝나면 바로 뛰쳐 나갈 것"이라고 한마디. 은행권의 한 딜러도 "거래 30분정도 일찍 끝내고 축구를 보러 갈 것"이라며 "매매 주문서를 빨리 보내라고 브로커에 독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오늘 거의 다 장 접은 분위기"라며 "선물이고 옵션이고 모두 사커 브레이크가 걸려서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서 외환 딜링업무를 하는 한 딜러는 "오늘 오전중으로 결제를 다 끝내달라는 업체의 요청으로 백오피스 사람들이 무척 바쁘다"며 "다들 축구 경기를 보러가려고 서둘러 업무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리 엄마 맞아?
  • 토마토에 파묻혀
  • 개더워..고마워요, 주인님!
  • 공중부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