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의 `부자는 돼지꿈만 꾼다`)2세들은 말 참 안듣는다

  • 등록 2004-11-26 오후 2:07:46

    수정 2004-11-26 오후 2:07:46

[edaily 홍정민기자] 은행이나 투신 PB센터 고객들이 가장 많이 속해있는 연령대는 65세 이상 노년층입니다. 6,70년대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모은 재산을 대여금고에 보관하던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증권사 PB고객들이 대부분 50대로 다소 공격적인 투자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이분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다분해 재산을 `관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돈은 벌만큼 벌었고 자녀들에게 상속하는데 관심을 쏟을 연령대이기 때문이죠. 주 고객층의 나이가 이처럼 지긋하시다 보니, 이분들의 재산을 고스란히 상속받을 자녀들에도 PB들의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고객 기반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려면 말이죠. 그런데 이들이 잠재적인 고객일까요? 그 반대입니다. 30~40대가 대부분인 소위 `재벌 2세`들은 부모님 사망 후 재산을 받게 되면 거래은행을 옮기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우선 이들은 부모님 생전에 재산에 대한 결정권을 갖지 못합니다. 거래 금융기관도, 자산 관리방법도 부모님이 모두 결정합니다. 엄청난 부 역시 자신이 스스로 축적했다기보다 물려받은 것입니다. 게다가 몇몇 고객들은 생전에 자녀가 먼저 돈을 인출하거나, 자금을 자의로 운용할 것을 우려해 일종의 장치를 해두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돈 관리에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만큼, 기존 거래 금융기관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기는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하고 찜찜하다는 겁니다. 한 은행 PB는 “재산을 상속받은 고객의 자녀들은 보통 기존 은행과 거래를 끊고 다른 은행으로 이동하거나, 스스로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고객이탈에 대해 안타까워 합니다. 때문에 은행들은 각종 서비스를 통해 2세 고객 붙잡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신규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긴 하지만, 있던 고객이 없어진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죠. 하나은행 웰스매니지먼트센터는 고객의 2세들이 `내 재산은 스스로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자산관리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하나은행 PB들과 꾸준히 상담하고 적극적으로 자산관리에 참여함으로써 재산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 은행 웰스매니지먼트센터의 고객 자녀들은 재산관리에 상당한 열의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하네요. MGM(Members Get Members : 고객 가입자 유치) 마케팅 기법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MGM이란 기존회원들에게 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잠재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방법입니다. PB고객을 대상으로 공연 관람 이벤트를 제공할 때 자녀나 지인들과 함께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것도 소위 `재벌 2세`와의 친밀감을 높이려는 시도입니다. 압구정에 위치한 또 다른 은행의 PB센터 팀장은 "고객의 자녀들은 대부분 젊기 때문에 자산을 `쉬프트`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투자대상으로는 주로 부동산이나 주식에 관심을 갖는다"고 전합니다. 상속받은 재산을 옮기기 위해 찾아오는 자녀들 가운데 70% 정도는 다시 마음을 돌리거나 재산이전 시점을 좀 늦춘다니, 이 PB는 상당히 말재주가 좋으신 모양입니다. 물론 자녀들의 결심이 강하거나 투자하고자하는 대상이 충분히 매력적이라면 굳이 말려서는 안되겠죠. 결국 2대째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질 높은 서비스를 통해 꾸준히 고객을 관리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얘깁니다. 부모님들이 아무리 담당 PB 칭찬을 하더라도 젊은 2세 고객들은 대체로 직접 투자대상을 발굴해 보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보수적인 부모님 세대와 공격적이면서 언제 옮겨갈지 모르는 자녀 세대의 구미를 모두 맞춰야 하니, PB들이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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