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거품)②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

  • 등록 2003-11-17 오전 11:37:21

    수정 2003-11-17 오전 11:37:21

[edaily 강종구기자] 중국 산업생산품의 상징을 하나 들라면 자전거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세계를 떨게 만드는 상징중 하나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구촌을 굴러다니는 자전거의 60%를 생산하고 미국에서 팔리는 자전거의 86%가 중국제다. 아프리카 가나의 경우 중국의 값싼 산악용 자전거가 수입되자 가격은 2년만에 67달러에서 25달러로 떨어졌다. 세계 섬유와 의류업계는 중국때문에 이미 심리적 공황상태다. 시간당 40센트 밖에 안되는 저임금으로 이미 세계 1위 수출국이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2005년이면 다른 나라 의류업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던 수입쿼터제도 사라진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금은 세계인 10명중 2명이 중국에서 만든 옷을 입지만 10년내에 10명중 5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신발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신발생산량의 절반이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때 아시아의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던 말레이시아의 섬 페낭. 이곳은 현재 입주했던 전자제품 공장들의 엑소더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중국의 광둥과 양쯔강 델타지역이다. 반도체나 텔레비전은 은 한국 대만 일본 등의 주력 수출품이지만 중국에 양보(?)해야 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세계는 자전거 시장을 중국에 내 줬지만 대신 자동차를 팔 수 있어서 오히려 득이 됐다.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이미 중국에 진출, 이곳에서 만들고 팔고 수출한다. 중국 자동차 생산량은 이미 한국을 추월했고 판매량은 독일을 따돌렸다. 중국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지난해 1800만대를 넘어섰는데 10년 후에는 1억대의 자동차가 중국 거리를 굴러 다닐 것이라고 한다(중국 국무원 연수센터 시장경제연구소).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중국 자동차매출이 올해 8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고 지난달 도쿄 모터쇼 최대 화두는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였다고 한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혼다자동차 등은 중국에 공장과 합작회사를 세웠고 세계 1~2위인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도 합작사를 만들기로 했다. 유럽의 폭스바겐도 중국에 합작사가 있다. 해외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에 투자한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21세기 최대의 휴대폰 시장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세계 기업들이 치열한 자리싸움을 하고 있다. 일부 선진시장의 경우 이미 사람보다 휴대폰이 더 많은 상황일 정도로 포화상태여서 중국시장에서 밀리면 끝장이다. 시장규모는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 1997년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는데 지난해말에는 2억600만명을 기록했고 지금은 2억5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세계 휴대폰 이용자 6명중 1명 이상이 중국인이다. 보급율이 아직 20% 미만인데 앞으로 2007년쯤에는 50%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거대 전자회사 지멘스의 사장 하인리히 폰 피에레는 중국을 “세계의 공장”(global factory)이라고 부른다. 그 옛날 산업혁명 시절의 맨체스터와 비교한다. 중국 자신은 공장이라는 표현대신 “일터(workshop)”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이를 입증한다. 개혁개방 이후 79년부터 꾸준히 증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말 계약액 총액이 8280억달러, 실행액 누계가 총 4479억달러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WTO에 가입한 지 1년만에 미국을 제치고 최대 FDI 유치국으로 등극했고 아시아-태평양지역 총 FDI를 절반이상을 가져갔다. 올해 FDI 유치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규모는 올해 3분기까지 402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연말까지 500억달러를 쉽게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기준 FDI가 3분기까지 792억달러를 기록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OECD는 중국에 달러가 집중되는 것은 신기한 현상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OECD 가입국의 외자유치는 지난해 20% 감소했다. 더구나 중국의 외자유치는 자본구조조정이 아닌 대부분 실제 투자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규로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가 3만4171개로 30% 늘었다. 세계 기업은 중국으로 가지만 중국 기업은 세계로 간다. 한편으론 살아남기 위해서 한편으론 더 큰 성장을 위해서다. 중국의 자전거는 세계를 정복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사활이 달린 위기에 처해 있다. 도시에서 자전거는 자동차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의 부자도시중 하나인 광주의 경우 지난 95년만 해도 교통수단의 33%가 자전거였지만 지금은 20%도 되지 않는다. 중국 최대 자전거 생산업체인 상하이피닉스의 경우 최근 수년동안 국내 매출규모가 절반으로 줄었다. 수출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해외 쟁쟁한 기업들과 제휴하거나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인수하기도 한다. 중국의 간판 가전업체 TCL은 프랑스의 대표기업 톰슨과 세계 최대 TV업체를 만들기로 했다. 연간 1800만대를 판매할 수 있는 공룡회사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판매대수 1300만대를 넘어서게 된다. 중국 최대의 종합가전업체인 하이얼은 미국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산요전기와 제휴해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다. BOE 테크놀로지는 한국의 하이디스를 인수하면서 세계 TFT-LCD(초박막액 정표시장치)시장의 다크호스가 됐다.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디이자동차는 독일 폭스바겐과의 합작으로 글로벌500기업에 등극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500기업에 중국기업은 97년 당시 3개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1개로 늘었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50개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제품이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기업과 자본이 중국으로 몰리고 중국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다름아닌 세계화다. 이는 또한 중국경제의 “진짜”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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