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의 FX칼럼)이유 있는 소강상태

  • 등록 2001-11-12 오후 2:16:15

    수정 2001-11-12 오후 2:16:15

[edaily] 결국 또 나올 것(?)이 나왔고 거친 숨 몰아쉬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리던 시장은 한 발 물러선 채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거침없이 올라서던 주가지수도 월요일 아침에는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혼조세를 보이고, 환율은 개장가인 1285원 언저리에서 특징없는 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막막할 때, 필자는 차트를 뒤져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론대로, 뉴스대로, 그렇다고 꼭 수급 따라 움직여 주는 것만도 아닌 시장을 따라가는 데에는 차트를 살펴보는 방법이 꽤나 유용합니다. 지금 국내외 증시나 외환시장의 소강상태는 기술적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간략하게 짚어 보고 갈까요? ◇1280원이 한 번에 무너지기에는 힘들어... 달러/원 일간 차트(Daily chart)에서 240일 단순이동평균선을 그려보면 그 레벨이 11월 12일 현재 1283.12원으로 나타나면서 45도에 가까운 우상향의 완만한 곡선으로 나타난다. 240일이라면 영업일 기준으로 거의 1년에 해당하는 기간인데, 작년 11월 이 맘 때 이후 서울의 외환시장에서 이루어진 거래의 평균 체결가격이 이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 상 이런 장기 이동평균선이 걸쳐져 있는 레벨은 적어도 한 번만에 무너지는 경우는 드물다. 몇 번의 밀고 당기는 공방전이 펼쳐진 후에야 진정한 지지선(혹은 저항선)으로 인정 받든가, 아니면 그 레벨이 돌파 되면서 한 차례 시장에 파동을 몰고 오기 마련이다. 지난 주말 1280원의 붕괴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공기업들의 매수세와 역외매수세 일부가 유입되면서(그리고 필자는 확인하지 못하였지만 국책은행의 개입성 매수세도 있었다고 알려짐) 1280원 아래가 당장에는 힘들다고 판단한 은행권의 숏커버링이 급하게 일어나면서 환율은 1283.10원으로 장 중 반등세를 일구어 내며 마감하였고 휴일을 쉬고 와서 월요일 아침에는 일단 1284원이 지켜지면서 급등도 급락도 없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위 "단기급락 이후의 숨 고르기(조정) 장세"인 셈이다. 필자의 개인 차트에서 240일 지수이동평균선(Exponential moving average line)을 띄워 보면 1280원이 그다지 의미있는 레벨은 아니다. 지난 주 수요일 이후부터 이루어진 박스권 하향돌파 장세가 좀 더 파괴력이 있다면 1272원 레벨까지는 노려볼 만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문제는 최근의 환율 하락세를 유발한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 기조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로 축약된다. ◇뉴욕 증시도 고비에 이르렀다. 거침없이 올라서던 나스닥, 다우존스 지수 등이 주춤거리고 있고(지난 금요일 마감지수는 나스닥 1828.48, 다우존스 9608.00), 연일 2000억원에 가까운 무시무시한 매수세를 기록하던 외국인들이 월요일 오전에는 100억원 전후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갑자기 왜?"하는 의문이 생길 만 하지만 차트를 보면 수긍이 간다. 먼저 나스닥의 경우 120일 지수이동평균선이 1860 근처에서 강력한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으며, 다우존스의 경우 9780 언저리가 쉽게 넘어서기 힘든 매물벽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동안 테러사태로 인한 폭락장세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정책과 "더 이상 나빠질래야 나빠지기도 어렵다."는 막연한(?) 기대심리에 힘 입어 뉴욕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 왔지만, 이 대목에서는 한 차례 매물소화 과정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서울 증시는 그 동안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져 왔던 종합지수 580 근처에서 치열한 매매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5일 이동평균선이 60일, 120일, 240일 단순 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하였고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 간에 골든 크로스(Golden-cross) 현상이 발생하여 차트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흥분할 만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최근 증시의 상승 랠리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펀드매니저들은 철저하게 외국인들에게 당한 꼴이다. 외국인들은 기관의 매도 공세를 받아치며 지수를 이 만큼 끌어 올리는 데에는 성공하였는데, 이제부터가 볼 만한 싸움이다. 여기서 잠시 그 동안 우리가 학습효과로 숙지하고 있는 사항들을 점검해 보자. 모두가 절망하고 있을 때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한 세력은 항상 외국인이었고 (마치 외환시장에서 항상 불을 댕긴 세력은 역외세력이었던 것처럼), 국내의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엉거주춤한 상태로 "다 왔나, 다 왔나?"하며 의심하는 사이에 큰 장은 만들어졌으며, "정말 가나보다."하여 가정 주부들과 학생들까지 증권사 객장을 기웃거릴 때가 이른바 "막차 타는 시점"이었다. 항상 증시가 외환시장보다 앞서 갔었고(시장참여자들의 규모나 그 안에서 굴러 다니는 돈을 보아서나, 그리고 거기에 매달려 연구하고 고민하는 머리 숫자로 보나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서울의 증시가 원/달러 시장보다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시장임을 인정한다면 향후 환율의 향방은 증시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 먼저 뉴욕증시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앞서 지적한 레벨들이 넘어서기 힘든 저항선이라면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도 그다지 오래 갈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정말 1280원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의미있는 지지선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며칠 혹은 1~2주 정도의 조정기간 이후 뉴욕증시가 무스 이유에서건 랠리를 재개하고 국내에서도 외국인들과 기관들이 주식을 마구잡이로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그래서 앞서 언급한 뉴욕증시의 레벨들이 돌파되고 국내 종합주가지수도 600을 올라선다면 1,280원 아래라고 해서 금년 중에 꼭 못 볼 것이란 법은 없다. 달러/엔은 요즘 그다지 중요한 변수가 아니다. 장 중 거래에서 옛날 하던 버릇(?)대로 달러/엔의 미세한 상승세에 막연하게 사자 주문을 낸다거나 달러/엔이 조금 빠지는 듯 하여 팔자 주문을 내다가는 피곤한 하루가 될 공산이 크다. 어느덧 "수급장세"로 시장이 돌아서 버렸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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