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김순택사장② "회사사업 승산충분..믿어달라"

올해보다 내년 어려운 건 사실..내실 다져 돌파
PDP 3라인 가동으로 원가하락..승산 충분
신입사원 첫 강의는 꼭 직접.."누구든 사장 꿈 가져라"
  • 등록 2004-11-18 오후 12:20:05

    수정 2004-11-18 오후 12:20:05

[edaily 김수헌 안승찬기자] edaily는 삼성SDI(006400) 김순택 사장을 만났다. 김 사장은 이데일리와 조선일보, 디지털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는 `경제유니버시아드`에서 대학생들이 뽑은 `한국 미래를 이끌어 갈 대표 전문경영인 톱10`에 뽑혔다. -환율이 너무 떨어지고 있습니다. 유가도 높은 편이고, 중국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평가절상, 일본기업의 공격 등 대외여건이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CEO로서 참 난감할텐데요, 내년 돌파구에 대한 구상은 있습니까. ▲내년이 올해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짝수해에는 올림픽이나 유럽컵 축구, 월드컵 등이 있어 좋지만 홀수해가 보통 좀 어렵죠. ◇브라운관사업 우리몫 충분..PDP는 앞으로 큰 시장 본다 지금 TFT-LCD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다들 아시고 있을 겁니다. 지금 디스플레이 경쟁은 업계끼리가 아니라 디바이스간의 경쟁입니다. 이러니까 TFT-LCD가 시황이 좋아서 가격을 안 내리면 경쟁 디바이스인 PDP도 좋죠. 하지만 한쪽이 어려우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으니까 다른 쪽도 어려워지게 됩니다. 물론 값이 내려가면 수요가 크게 창출이 되기는 합니다. 브라운관은 지금처럼 충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해 준다고 봅니다. 세계 최고의 제조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물론 브라운관의 파이는 조금씩 줄겠지만,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이 사업을 접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몫은 충분합니다. 그래서 브라운관은 걱정을 안 합니다. PDP의 경우 LCD가 대형부문까지 나오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아직도 40인치 이상 대형 TV에서는 PDP가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 통설입니다. 투자비가 적고 재료비가 훨씬 적기 때문이죠. LCD 가격이 내려가면서 PDP도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는 많이 확대됩니다. 그래서 그나마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는 보지만 원가절감보다 가격이 먼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죠. 따라서 이익을 많이 보기는 어렵지만 그러나 큰 시장을 보는 것이지요. ◇TFT-LCD 모듈만해도 세계5위..더 키운다 다만 삼성SDI는 브라운관사업에서 충분한 이익을 낼 수 있고 모바일 디스플레이도 현재 STN-LCD는 고컬러 제품을 많이 생산할 겁니다. TFT-LCD 모듈도 부쩍 늘어날 겁니다. 지금 우리가 TFT-LCD패널은 하나도 안 만들지만 TFT-LCD 모듈은 세계 5위입니다. 올해 1500만대를 팝니다. 내년에는 TFT-LCD 모듈을 많이 키울 예정이죠. 따라서 브라운관과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크게 문제가 없을 거다. 문제는 PDP죠. 내년에는 가격이 많이 내려갈 걸로 보이고, 그러면 수요가 확 뜰 겁니다. 지금도 없어서 못팔고 있습니다. 생산량은 우리가 세계 최대이고, 3라인을 연말부터 가동하면 내년에는 풀가동에 돌입해 원가를 많이 떨어뜨릴 겁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2차 전지는 일본 산요가 큰 이익을 내고 있지만, 나머지 회사들은 크게 이익을 못내고 있어요. 2차전지 원재료인 코발트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시장도 공급과잉 상황입니다. 그러나 개발능력이 많이 향상돼 있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용량증대, 국산화 등에 주력하는 방법으로 대처할 예정입니다. 어려울 때는 무리하는 것보다는 내부실력을 쌓아 버티고 시기를 기다리는 게 중요하죠. 앞으로 모든 것이 모바일화 될 겁니다. 2차전지 산업은 분명히 성장산업입니다. ◇달러벌어 달러쓰는 해외법인 괜찮아..하지만 환율영향은 걱정 -수출이 우려됩니다. ▲그렇죠. 수출쪽에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요, 우리 회사도 90%가 수출입니다. 하지만 브라운관의 경우를 보면 80%가 해외에서 생산하고 부품도 해외에서 조달합니다. 달러로 벌어서 달러로 지출하는 셈이죠. 원화로 환산하면 평가손실은 있지만 해외에서 이익이 남아있는 셈이죠. 이미 10개 해외공장이 있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이 1000원 밑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브라운관은 손익분기점이 600원, 700원쯤이 되니까 걱정을 안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어려울 겁니다. 중소기업이 어려우면 대기업도 영향을 받습니다. 중소기업으로부터 부품도 사야되니까요. -삼성물산 주식도 사고, 최근에는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결의했는데요, 지난 2분기 IR때는 주주가치를 고려할 때 자사주 매입보다는 신규투자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입장이 바뀌게 된 배경이 있나요. ▲7월 IR때 신규 사업에 자금을 투자하는 게 주주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자사주 매입 소각의 장점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고려는 해 보겠으나 신규사업 투자에 더 신경쓰겠다고도 얘기했었죠. 우리 회사가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좀 사지 않았습니까. 그걸 설명을 드리자면 본사가 말레이시아법인 등으로부터 지금까지 배당을 받지 않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경우 올해만도 9000만~1억달러 정도의 이익이 예상됩니다. 해외법인 가운데 이익이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이익을 해외에서 재투자하기 때문에 해외투자금이 국내 본사에서 나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올해 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강세가 되면서 달러환전에서 불리해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가능하면 배당을 받자고 해서, 2600억원 가량이 해외법인에서 배당으로 들어왔죠. 이걸로 일부 회사채를 갚고, 남은 돈 중에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게 된 겁니다. 경영권 방어 효과를 생각안한 것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그것이 목적이었던 것은 아니었죠. 그랬다면 사외이사들이 가만 있었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그런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의 경우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주주들의 바람을 너무 외면하는 것은 옳지 않고 어느 정도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1000억원 정도 자금을 투입키로 한 겁니다. ◇주가, 지금이 감히 저점이라 판단 -삼성SDI 사업을 주주들이 계속 믿어도 됩니까. ▲내년이 올해보다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회사 PER(주가수익비율)가 6도 안 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봅니다. 육성사업인 PDP의 경우 수율이 90%를 넘어서고 있고 올해 87만대, 내년에는 두배가 넘는 200만대 이상을 팔아 세계1위를 유지할 겁니다. 주가로 봐서는 지금이 저점이라고 생각해요. LCD가 어려워서 PDP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지만, 지금은 PDP를 없어서 못파는 상황이다. 물량이 모자라 난리죠. 지금 미국에서 40인치 SD급 PDP TV의 경우 소니 제품이 3799달러, 삼성전자도 3499달러 정도 팔던 것이 2499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 돈으로 300만원대 정도니까요. 이 정도 가격이면 안 살 수가 없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미국보다 좀 비싸긴 합니다. 매직 프라이스는 2000달러 정도로 봅니다. 비록 내년이 어렵더라고 하더라도 PDP가 2배 이상 매출이 늘어나는 등 본격적인 성장세가 나타난다고 본다면 지금 주가는 감히 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될 꿈 꾸지 않으면 지금 회사서 나가라" -경기가 어려워서 젊은이들이 직장 잡기도 어렵고, 상실감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젊은이들이 힘을 내게 한마디 조언한다면요. ▲이번에 우리 회사 신입사원 합격자를 보니까 흔히들 이야기하는 서울지역 우수대보다 지방대비율이 더 많아요. 제 자신이 지방대(경북대) 출신입니다. 그러나 그룹 입사 이후 과장부터 대표이사 될때까지 한번도 남들이 말하는 더 좋은 대학 나온 사람보다 뒤져본 적이 없어요. 신입사원들이 배치되면 첫날 첫 강의를 반드시 제가 합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빠진 적이 없어요. 신입사원들한테 강조하는 몇가지 중 첫번째는 "누구든지 사장의 꿈을 가져라"는 것과 두번째는 "여러분들의 사장이 지방대 출신이다"라는 겁니다. 저는 한번도 동기들 사이에서 승진 1등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성공은 정열과 로열티를 가지고 자기가 하기 나름이라는 얘기를 꼭 합니다. 삼성이 학벌 차별없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제가 삼성그룹을 대표하지는 않지만, 삼성은 상황이 어려운 때일 수록 인재들을 확보하는데 더욱 신경을 써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대기업들이 경기기 어렵다고 인력충원을 크게 줄이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있죠. 더욱이 젊은이들이 "나는 지방대니까..""나는 명문대가 아니니까.."하는 식으로 미리 주눅들 필요없습니다. 부지런히 내실을 갈고 닦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올해보면 서울 우수대학으로 꼽히는 학교 출신이 우리 회사 합격자의 3분의1이 안되는 것 같아요. 결과가 그렇게 나와있어요. 노력하면 충분히 결실이 올 겁니다. -이거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마는 국적불문하고 해외인재들을 많이 유치하고 계시죠? ▲CEO들이 우수 인재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가 모스코바 대학 박사들을 많이 영입했습니다. 이들이 상업화 마인드는 없지만 물리 수학 등 기초학문 수준은 아주 높습니다. ◇`왜?` 라고 자문해라, 고민하고, 고민하라..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어떻게 하면 CEO가 될 수 있습니까. 개인적인 장점이 뭐라고 보십니까. ▲저는 신입사원들에게 CEO될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회사에서) 나가라고 얘기합니다. 독하게 하죠. 그런 꿈도 없는 사람들은 지금 미리 나가줘야 다른 좋은 인재를 받을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제가 신입사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모든 걸 부정해 보고, 고민해 보라는 겁니다. 고민하고 고민하고, `왜`라는 질문을 세번만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게 과연 최선인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해봐야 합니다. 상사에게 이전에 하던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보고서를 올리면 틀렸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설령 상사가 다시 만들라고 하더라도 그 상사는 옛날에 하던대로 보고서를 만들어서 올리는 사람보다는 괜찮게 생각할 겁니다. 모든 일에 고민, 고민해보고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있는 겁니다. 저는 다행히 고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을 가까이서 모시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게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은 정열적으로 해야 합니다. 입사한 지 만 32년이 됐지만 아파서 출근안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정열적으로 일하면서도 그만큼 고민하는게 CEO가 되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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