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롤러코스터 못살겠다"..한쪽선 기회!

  • 등록 2008-08-21 오후 2:24:56

    수정 2008-08-21 오후 2:40:05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미국발 신용위기로 글로벌 증시도 나락으로 빠져든지 오래다. 여기에 하락장 속에서도 온갖 루머와 베팅이 난무, 급반등세도 반복되면서 극심한 변동성이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변동성 증폭이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며 반기고 있다.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운데서 기민한 투자기관들에게는 쏠쏠한 수수료 수익을 안기고 있다. 

◇ 중·러 등 이머징증시 연일 롤러코스터

전날 중국 증시는 무려 7.6%나 폭등했다. 최근 거듭된 부진 후 나온 급반등세다. 그러나 이날 다시 2% 이상 급락세로 출발해 연일 등락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러시아 증시 역시 19일(현지시간) 5% 이상 급락세를 겪었지만 20일 하루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들 이머징 증시의 급등락에 뚜렷한 유인이 작용하기보다는 막연한 공포와 이에 반하는 기대 심리가 맞물리면서 변동성을 가파르게 키우고 있다. 중국의 경우 주가가 올해들어 50% 이상 빠지는 등 낙폭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정부의 증시부양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프랭크 공 JP모간체이스 중국 리서치 담당헤드는 "중국 당국이 주식시장이 추가로 하락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개입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롭 패터슨 아고인베스트먼트의 매니징 디렉터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상품시장 역시 다시 반등하고 있지만 얼마나 갈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최근 그루지아 군사행동과 맞물려 급락한 후 반발매수세로 인해 다시 급반등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태다.

◇ 프레디·패니매發 변동성 증폭

미국 주식옵션 인덱스도 금융위기가 재차 부각되면서 다시 오르고 있다. 모기지 대출과 관련된 은행과 증권기관들의 손실 확대로 금융주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VIX 지표는 최근 고점대비 꽤 하락한 상태지만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구제금융 가능성에 글로벌 증시가 긴장하면서 최근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하워드 실버블랫 스탠다드앤푸어스 인덱스애널리스트는 "금융분야가 변동성 증가의 주범"이라며 "이익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바닥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윌리암 르티머 오샤프네시 자산운용 리서치 디렉터도 "금융주들로 인해 변동성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투자은행들 "고수익 기회다" 평가도

다만, 이같은 변동성 증가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일부 투자은행들에게는 분명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할 때 좋은 가격에서 주식을 사놓을 경우 상당한 수익을 안기기 때문.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금 운용자들 사이에서는 최소 비용으로 거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모기지 손실로 피를 흘리고 있는 대형 투자은행들 조차도 주식거래에서는 8년만에 가장 큰 수수료수익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악재로 크레딧 시장이 얼어붙고, 인수합병 관련 상담사업 수익이 마르고 있는 와중에서도 주식시장의 규모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마스 라이트 샌포트번스타인 주식거래 글로벌 헤드는 "주식 거래 증가와 변동성의 조합은 증권사들에게 `만능약`일 뿐만 아니라 고수익을 안겨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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