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다세대주택 경매 '후끈'…'반지하'도 불티

전세난에 실수요자 몰려..낙찰가율 80%대 진입 눈앞
신건 낙찰건수 넉달새 3배 급증
도심 역세권 '반지하'는 고가낙찰 속출
  • 등록 2015-05-25 오후 5:13:02

    수정 2015-05-25 오후 8:13:13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집을 찾아 법원 경매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서울에서는 값비싼 아파트 대신 다세대주택 등을 낙찰받으려는 수요가 대거 입찰에 나서면서 이달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이 80%을 넘어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빌라촌 전경. [사진=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발코니 무단 증축으로 5년간 매년 30만원 상당의 이행강제금 부과’. 지난 4일 서울북부지법에서 경매 물건으로 나온 중랑구 망우동 A다세대주택(전용면적 50.78㎡·4층)에 대한 입찰 주의 사항이다. 예전 같으면 최저 입찰가격이 반값 이하로 떨어져야 겨우 응찰자가 나설 물건이다. 그런데 두 차례 유찰을 거친 이 주택에 무려 26명이 몰려 입찰표를 써냈다. 낙찰가도 감정가의 90% 선인 1억 6650만원으로 결정됐다.

전세난에 지쳐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주택시장을 주도하면서 값이 싼 연립·다세대주택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특히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5억원에 달하는 서울에서는 저렴하게 연립·다세대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회복세로 경매로 넘어오는 물건이 크게 줄면서 감정가를 뛰어넘는 고가 낙찰도 속출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낙찰가율 80% 시대 초읽기…‘신건’ 낙찰 급증

부동산 경매전문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 현재까지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0.67%로 전달보다 0.57%포인트 올랐다. 연중 최고치다. 올해 연간(1~5월) 낙찰가율도 79.72%로 2011년(80.69%) 이후 4년만에 80% 고지를 넘어설 기세다.

그러나 이 기간 경매 진행 건수는 총 1979건으로 전년 동기(2601건) 대비 24%가량 줄었다. 물건 확보가 어려워지자 감정가보다 비싸게 사야하는 신건(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의 낙찰 건수도 이달 14건으로 연초인 1월(5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실제 이달 18일 경매 진행된 중랑구 묵동 덕산타운 전용 53.66㎡짜리 다세대주택은 신건인데도 6명이 달라붙어 감정가(1억 6500만원)보다 비싼 1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12일 처음 경매에 부쳐진 용산구 보광동 소재 전용 25.42㎡짜리 다세대주택도 입찰 경쟁 끝에 감정가(3억원)보다 2033만원 비싸게 팔렸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환금성은 낮지만 가격이 싼 게 매력인 연립·다세대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경매에 뛰어들고 있다”며 “임대 목적으로 매입을 원할 경우 입찰가를 보수적으로 써내야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역세권은 ‘반지하’도 줄줄이 낙찰

출·퇴근이 편한 서울 도심 역세권의 연립·다세대주택의 경우 반지하 물건도 줄줄이 낙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지하 주택은 통풍과 환기,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문제로 임차와 매매 모두 선호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1억원대 역세권 입지 물건들은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한 소액 투자 수요로 인해 감정가에 근접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지난 19일 입찰 신청을 받은 마포구 합정동 전용 38.13㎡짜리 지하 1층 다세대주택(유찰 1회)의 15명이 입찰에 나섰다. 이 물건은 최저입찰가가 1억 6000만원으로 떨어졌고 서울지하철 2·6호선 합정역과 6호선 상수역이 모두 걸어서 7~8분 거리다. 이 때문에 반지하인데도 낙찰자는 감정가(2억원)에 근접한 1억 9310만원을 써냈다. 또 두 차례 유찰 후 18일 경매된 성동구 옥수동 지하 1층 다세대주택(전용 59.04㎡) 역시 5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2억 1000만원) 대비 83%선인 1억 7447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3호선·경의중앙선 옥수역과 3호선 금호역 등이 도보 5분 거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에선 뉴타운 해제 지역을 중심으로 연립·다세대주택 신축이 활발해지면서 반지하 등 생활 여건이 나쁜 기존 주택은 사실상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임대 목적으로 투자를 원할 경우 역세권에다 입주 3년 차 이하 신축 주택을 노려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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