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ISSUER)합성CDO, 회사채 대안될까..일본의 예

  • 등록 2002-09-17 오후 1:01:44

    수정 2002-09-17 오후 1:01:44

[edaily 정명수기자] 지난 3일 일본의 니케이 신문은 미즈호은행과 스미토모-미쓰이은행이 대규모 합성CDO(Synthetic Collaterallized Debt Obligation)를 발행한다고 보도했다. 미즈호의 합성CDO는 1조3000억엔 규모로 150여개 기업의 채권과 대출이 준거자산이 된다. 스미토모-미쓰이도 5000억엔의 합성CDO를 발행할 예정이다.

국내에 발행 전례가 없는 합성CDO를 굳이 주목하는 이유는 이 채권이 국내 회사채 시장, 신용파생상품 시장에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합성CDO는 지난해말 모시중은행에서 한차례 발행 시도가 있었으나 무산됐다. 최근 회사채 시장의 대안으로 신용파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합성CDO가 발행시장의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합성CDO의 구조
이 채권은 ABS의 기본 구조와 비슷하지만 ABS와 분명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기초자산(준거자산)을 SPC에 양도하지 않는다. 대신 준거자산의 신용위험, 즉 회사채의 부도나 채무재조정 등에 의한 손실을 보장해주는 CDS(Credit Default Swap) 계약을 맺는다.

SPC는 CDO를 발행, 이 자금으로 준거자산보다 높은 신용도의 무위험채권을 보유한다.(collateral) 이 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과 SPC는 CDS 스왑을 맺는 것이다. 사전에 약정한 신용 이벤트(Credit Event)가 발생하면, 즉 회사채의 부도나 채무조정 등으로 손실을 입게되면, SPC가 이를 대신 부담한다.

SPC가 발행한 CDO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는 이로써 준거자산의 크레딧 리스크에 베팅하는 셈이다. 직접 회사채에 투자를 하지 않았고, 대출을 하지도 않았지만 크레딧 리스크를 복제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것이다.(그래서 synthetic이다.)



◇합성CDO의 필요성..일본의 경우
일본 금융시장은 신용파생이 매우 발달해 있다. 일본 은행들이 합성CDO를 발행, 은행의 위험가중치를 낮출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정책당국은 금융구조정의 한 방편으로 신용파생을 이용하고 있다.

앞서 미즈호은행 등이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도 우리의 산업은행과 같은, 일본개발은행이 신용파생 시장에 뛰어들어 합성CDB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ABS를 이용,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에 활용했다면 일본은 CDO와 신용파생을 결합한 형태로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치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회사채 시장의 대안
전문가들은 합성CDO가 우리 시장에서는 구조조정뿐 아니라, 회사채 시장의 대안으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침체된 ABS 시장의 돌파구가 된다. 자산 자체를 양도하는 ABS는 절차가 복잡하고 현금흐름을 맞추는 것이 복잡하다. 더구나 최근 ABS 시장은 포화상태다. 카드사들의 매출채권 ABS가 고작이다.

둘째, 크레딧 베팅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다. 회사채 발행시장이 언제 침체에서 벗어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장기투자기관들과 공격적 펀드들은 회사채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회사채가 품귀이다보니 등급 서열을 파괴하는 발행도 잇따르고 있다.

합성CDO는 파생상품의 형태로 크레딧에 베팅하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

셋째, CDS 시장의 발전을 꾀할 수 있다. 금리스왑(IRS)처럼 신용스왑 시장이 발달하면 금융기관들은 자유자재로 신용 리스크를 덜어낼 수 있고, 여유가 있는 기관들은 위험가중치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크레딧 리스크에 투자할 수 있다. CDS는 가격 형성이 어려운 정크본드의 매매를 촉진하는 단초도 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들이 신용 리스크를 덜어낼 때 회계관행 등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투자자와 발행자를 연결하는 중개기관에도 모티베이션을 줘야 신용파생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합성CDO를 발행하려던 모시중은행도 채권 발행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투자자 물색까지 예상치 않았던 실무적 문제가 발생,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딧 베팅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고 `딜`을 꾸밀 수 있는 주변 환경이 성숙해야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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