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그들도 미운 오리새끼였다

  • 등록 2006-10-16 오후 2:12:39

    수정 2006-10-16 오후 2:12:39

[이데일리 강남규기자] `그들도 지탄받았다. 하지만 문제를 바로잡은 기업은 존경받는 기업이 됐다.`

한국 기업들을 비난하거나 규제의 논리를 세울 때 흔히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야기하며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곤 한다. 하지만 기업이란 사회발전에 따라 함께 진화하는 존재이며 선진국 기업들의 오늘도 따져보면 숱한 시행착오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선진국도 `과거의 악행` 딛고 존경 받는 기업 탄생

시티그룹은 1920년대 부실한 남미 채권을 금융백치나 다름없는 일반 시민에 팔아넘겼다가 디폴트되는 바람에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다. 그룹은 최근에도 일본과 유럽에서 금융법규를 위반해 제재받기도 했다.

`신사금융`의 상징인 모간 스탠리는 1980년대 추락하는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내부자 거래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월스트리트에서는 "모건 스탠리마저..."라는 탄식이 흘러넘쳤다.

모간 스탠리의 불법 행위는 1990년대 말 인터넷 거품시기에도 애널리스트를 동원해 자사 보유 종목의 투자전망을 상향조정해 물의를 빗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19세기 말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은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경쟁 업체의 경영진을 윽박질러 M&A를 단행해 몸집을 불렸다.

스웨덴 출신 `성냥왕` 칼마르 크뤼예르는 분식회계와 환출자 매커니즘으로 거대 성냥그룹을 구성해 1928년 기준 전 세계 성냥시장 절반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들 기업 가운데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은 시민의 지탄을 등에 업은 정부의 반독점법 기소 때문에 분리되었고, 크뤼예르는 온갖 불법과 편법 행위가 드러나 권총자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성냥왕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반면, 시티그룹과 모간 스탠리는 내부 개혁을 단행해 시민의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시티그룹은 올해 기업윤리 100대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0년대이후 미국 기업의 불법과 탈법은 `유행병`

1980년 이후 20여년 동안 미국 등 세계 경영자들은 규제완화와 경쟁력 제고를 이유로 이전 시대와는 견줄 수 없는 `경영 자유`를 누렸다. 스포츠 용품 업체인 나이키 등은 한때 제3세계의 아동노동까지 동원하며 비용을 절감하려고 했다.

당시 이른바 ‘전기톱형 경영자’가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파괴자’로도 불리는 그들은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듯 직원을 무더기로 정리해고 했다. 이렇게 비용을 삭감함으로써 단기간에 기업성과과 자신의 성과보수를 극대화하려고 했다. 

경영학자들은 1980년대~1990년대를 `탐욕의 시대` 또는 `탐욕이 전염된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속출했다. 시민은 주주로서 이런 사실이 불거질 때마다 집단소송 등으로 맞섰다. 미국에서는 2004년까지 10년 동안 한해 평균 200여건의 집단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기업인의 잘못으로 기업 자체가 시달리는 모양새였다.

MIT 경영대학 전 교수인 레너드 스미스는 "불법과 탈법 행위에 대한 비판에 직면한 기업이 생존을 위해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바로잡은 기업이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게 과거 흐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줄 길게 선 김호중 공연장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