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얽히고 설킨 관계들ㅡ정현준 게이트 중간점검

  • 등록 2000-10-25 오후 9:22:45

    수정 2000-10-25 오후 9:22:45

단순한 금고비리처럼 여겨졌던 동방-대신금고 불법대출이 금감원 간부개입과 정재계 로비의혹 등 일파만파로 불거진 원인은 정현준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정현준씨는 지난 22일 금감원이 자신과 동방-대신금고 사장들을 출자자 대출, 횡령 및 배임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경자씨 개입의혹을 들고 나왔다. 지난 6월 이경자에게 전화를 받았는데 금감원 모국장이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으로 손해를 봤으니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돈을 입금하라는 내용이었고 6월21일 손모씨 계좌에 3억5900만원을 부쳤다는 발언이었다. 이로부터 촉발된 장래찬 국장 개입의혹은 사흘후인 25일 확인됐다. 동방-대신금고 비리 특검을 전담하는 김중회 국장은 특검 중간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장래찬 국장과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통화내용의 요지는 장국장이 평창정보통신인지 한국디지탈라인인지 확실치는 않으나 3억5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샀고, 이후 주가하락으로 손실을 보게되자 주식현물을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에게 넘기고 투자원금(3억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장래찬 국장과 관련된 인물들 = 정현준이 부친 돈과 장국장이 받은 투자원금의 액수가 거의 일치하는 점을 감안하면 간접적이나마 장국장의 입을 통해 정현준 주장이 사실임이 확인된 셈이다. 이는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이번 사건에서 적잖은 의미를 가진다. 먼저 이번 사건 관련자들의 관계를 추론해볼 수 있다. 자금거래면에서 정현준은 이경자씨의 전화 한통으로 3억5900만원을 차명계좌로 부칠만큼 6월까지 돈독한 관계였다. 정현준은 주식이나 어음을 담보로 이경자로부터 자금을 융통해 썼는데 주가가 하락하고 정현준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둘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며 지금은 불법대출 책임과 자금사용 부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관계로 악화됐다. 또 이경자씨는 금감원 국장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게 되자 거액을 넘겨받아 이를 메워줄만큼 장래찬 국장과는 연관이 깊었다는 점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정현준은 이경자씨가 장국장의 투자손실을 메워줘야 하는 당위성을 인지할 만큼의 상황파악은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군소리없이 자금을 부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일부에서 제기한 바대로 이경자씨의 로비력에 그만큼 의존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장국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현준의 진술을 보면 장국장이 직접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한국디지탈라인일 공산이 크다. 이경자씨가 정현준에게 돈을 부치라고 한 이유가 바로 금감원 국장이 보유한 한국디지탈라인 주식투자 손실보전용이기 때문. 3억5000만원이나 들여서 산 주식을 개인이 기억하지 못할 리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국장이 실제 자기돈으로 이 주식을 샀는지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원래 장국장이 말이 분명치 않다"는 김중회 국장의 단서가 붙긴 했지만 장국장이 어떤 주식을 어느 가격에 몇 주나 매입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한 점은 이같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중 하나다. 장국장은 갖고 있던 주식을 유조웅 사장에게 넘기고 투자원금 3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래 3억5000만원은 손모씨 차명계좌를 통해 이경자씨에게 넘어갔어야 하는 돈이다. 그런데 장국장은 이경자씨가 아니라 유조웅사장에게 주식을 넘겼고 투자원금도 여기서 받았다. 이경자씨는 금고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금고 대표인 유조웅 사장이 이경자씨의 하수인처럼 행동했다는 점은 이 말을 믿을 수 없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즉 이경자씨가 손모씨 계좌에서 3억5000만원을 찾아서 유조웅사장에게 줬건, 유사장이 직접 손모씨 계좌에서 돈을 찾았건 간에 유사장은 이경자씨가 맡은 일을 대신한 셈이다. 유조웅 사장은 장국장이 아는 형 부인의 돈 1억원이상을 사설투자펀드에 맡길 때 타인명의로 안전한 투자대행까지 맡았던 사람으로 검찰이 파악한 결과 지난 21일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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