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본격화)`치적` 집착말고 `실익` 챙겨야

  • 등록 2002-11-13 오후 12:40:00

    수정 2002-11-13 오후 12:40:00

[edaily 오상용기자] 칠레에 이어 자유무역협정(FTA)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대상국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수출증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상대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멕시코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가 우선 협상을 추진키로 한 싱가포르에 대해선 `실익이 적다`며 부정적이다. 우선순위를 둬 협상을 진행하기 보다는 여러나라와 동시에 FTA를 추진, 합의에 도달한 국가부터 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수출증대 현실성 감안, 멕시코와 우선"
FTA 협상 우선 대상국을 정하는데는 여러 기준이 있다. 무역연구소 정재화 FTA 팀장은 "수출증가를 목적으로 한다면 미국과, 국내사업의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한다면 일본과의 FTA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농산물 수입에 대한 국내 반발을 최소화하겠다면 싱가포르와 일본이 대상국이 되겠다.

정 팀장의 생각은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수출증대 효과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많다"면서 "수출증대와 현실성을 고려한다면 멕시코와의 협정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최근 많은 국가와 협정을 맺고 있으며 일본과도 곧 FTA 체결이 예상된다. 멕시코가 중요한 수출시장이란 측면에서 일본 등 경쟁국들의 이같은 추세는 북·중미지역에서 우리기업의 수출을 어렵게 할 전망이다.

정 팀장은 "당초 멕시코 정부는 우리와의 FTA에 긍정적이다가 최근 멕시코내 산업계의 우려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우리기업의 멕시코 수출은 수입보다 7배가량 많다"면서 "멕시코와의 FTA협정으로 우리의 수출은 더 늘어나는 반면 수입 증대는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에선 고추와 열대과일 등 농산물의 유입을 염려하는데 일부 농산물 수입 영향은 우리기업의 수출 증대효과와 비교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적극 추진해야"
LG경제연구원의 이지평 연구위원도 수출극대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우선 대상국으로는 중국을 지목했다.

이 연구위원은 "FTA가 체결되면 양국간 관세는 면제되므로 우리보다 관세율이 높은 나라와 체결을 맺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할 품목은 많은데 비해 중국의 관세율은 품목에 따라 20~3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으로서는 협상대상국으로 아세안이나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의 협상에 소극적일 수 있다"면서 "다만, 한·중·일 FTA가 거론되고 있어 중국의 자세를 민감하게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우리나라가 FTA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지대의 관문인데다, 우리의 대 멕시코 수출비중이 높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FTA를 추진해야할 상대로 꼽았다.

◇"FTA 동시다발로 추진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최낙균 무역투자정책실장은 "FTA체결 우선국을 정해서 숙제 풀듯이 순차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기본적으로 협상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일정표대로 협상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그는 "FTA후속 체결은 관심있는 여러나라와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고 의견이 빨리 모아진 국가 순으로 체결을 맺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 실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FTA 체결 대상국가는 멕시코와 아세안국가, 중국과 일본 등.

그는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지대로 들어가는 관문인 멕시코의 경우 작년부터 수출관세자유지역(마킬라도라) 특혜가 철폐돼 우리기업이 NAFTA 회원국에 비해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 상반기 멕시코 상무차관이 방한해 FTA협정을 공식적으로 거론, 논의의 탄력이 붙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우리 연구소(KIEP)는 FTA 후속체결을 위한 `대상국별 추진전략`과 `산업·정부부문 개선과제` 등에 대한 연구작업을 내년 중점사업으로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손쉬운 상대일뿐..실효 미미"
정부가 싱가포르와 우선적으로 FTA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우리와 비교해 경제규모가 적고 기대되는 수출증대효과가 미미하다는 것.

이지평 연구위원은 "싱가포르는 경제규모가 작고 우리와 협력 품목이 적어 FTA체결에 따른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싱가포르로부터 수입이 늘어날 문제가 적은데다 농산물수입에 대한 내부 반발이 적어 협상이 수월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화 팀장도 같은 견해다. 정 팀장은 "정부에선 쉬운 상대로 싱가포르와의 협정을 우선 순위로 꼽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단순히 FTA체결국을 하나 늘리는데 목적을 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좀 더 많은 시간과 품이 들더라도 현실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국가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낙균 실장의 견해는 좀 다르다. 그는 "손쉬운 상대란 없다"면서 "싱가포르와 협정을 맺게되면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실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 실장은 "싱가포르를 지렛대로 아세안국가와의 협력을 높일 수 있고 경제개방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대외신뢰성도 제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터질 듯한 '황소 허벅지'
  • 이런 모습 처음
  • 웃는 민희진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