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vs 어피너티 ‘2조 공방’ 가열…해결책 안보인다

교보생명 “어피너티 방해로 IPO무산”
어피너티 “신 회장 잘못…풋옵션 받아라”
입장 첨예하게 갈려…IPO는 안갯속으로
  • 등록 2022-07-15 오후 12:31:31

    수정 2022-07-15 오후 12:31:31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어피너티 방해로 상장이 무산됐다. 주주 3분의 2가 동의한 상황에서 어피너티는 2대 주주로서 협조해야 한다”(교보생명)

“교보생명 기업공개(IPO) 무산의 모든 잘못과 책임은 주주간 계약을 위반한 신창재 회장에 있다.”(어피너티 컨소시엄)

교보생명의 상장심사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측과 2대 주주인 어피너티컨소시엄 간의 분쟁에 가로막혀 불발된 가운데, 양측이 서로에게 “협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증시에 입성한 뒤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교보생명 측과, 주당 40만9912만원의 풋옵션 가격을 행사하겠다는 어피너티 입장이 여전히 정면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교보생명 주주 분쟁이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앞. (사진=연합뉴스)
교보생명은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IPO가 어피너티컨소시엄 몽니에 막혀 차질을 빚게 됐다”며 “기준금리 상승 등으로 상장 적기를 맞은 지금 어피너티는 발목잡기를 멈추고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피너티 역시 이날 자료를 내고 “IPO 여부와 상관없이 신 회장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주식을 매수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신 회장이 계약을 준수한다면 분쟁은 곧 종결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가 교보생명 상장 심사 미승인을 결정하면서 서로 ‘네 탓’ 공방에 나선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 미승인 건의 사유를 별도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시장에서는 신 회장과 어피너티 사이 갈등을 심사 미승인의 주요 이유로 보고 있다.

이들 간 분쟁 핵심은 교보생명 주식 가치를 얼마로 결정하느냐다.

먼저 어피너티는 주당 40만9912원, 총 2조122억원에 어피너티 지분을 신 회장이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은 2012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어피너티는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 총 1조2054억원에 인수한 뒤 신 회장과 풋옵션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을 상장하지 못하면 어피너티 지분을 신 회장이 되사야 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어피너티는 2018년 10월 주당 40만9912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회계법인(딜로이트안진)을 통해 적정 매수가가 주당 40만9912원이라고 산정해 총 2조원 넘는 금액을 요구한 것이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생각한 신 회장은 이에 반발했고 법정공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교보생명 측은 회계법인이 산출한 공정가격을 다투는 것보다 증시 입성을 통해 증권시장에서 공정가격(주가)을 평가받자는 입장이다. 주가는 40만9912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어피너티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양측 간의 입장은 IPO 불발 이후에도 한 발자국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생명은 분쟁이 벌어지기 전인 2018년부터 IPO를 추진했다. 협조적인 모습을 보였던 어피너티는 상장이 가시화되자 같은 해 10월 돌연 태도를 바꾸고 풋옵션을 행사했다”며 “IPO가 본궤도에 오를 때마다 어피너티가 상장을 가로막아왔다”고 비판했다.

어피너티 역시 “신 회장은 지금이라도 (회계법인 등) 주식가치평가기관을 선정해 주주간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며 “만약 신 회장의 주장대로 양측이 선정한 평가기관이 제시한 가격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면 다시 제3의 독립기관의 판단에 맡기도록 계약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진퇴양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간 주가평가기관 선정을 둘러싸고 분쟁이 있을 경우, 언제까지 결정해야 한다는 기한은 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현 상태가 지속돼도 이를 제한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어피너티 주장처럼 신 회장이 독립기관을 선정해 주식가치를 산출하는 순간 올가미에 걸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양측간 주장하는 주가 격차가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 어피너티가 선정한 3곳의 독립기관 가운데 신 회장이 고른 기관이 주가를 결정하도록 돼 있어서다. 어떤 기관을 선정하든 어피너티의 입김대로 주가가 산출될 것이라는 우려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피너티가 기존에 주장한 40만9912원이 아니라 50만원, 60만원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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