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의 "SK(주) 일병 구하기" 성공할까

"SK(주)는 독자노선 가야"..계열사 지원 반대에 힘실어
경영참여 구체화 선언..SK·채권단 대응 "주목"
  • 등록 2003-04-28 오후 1:51:29

    수정 2003-04-28 오후 1:51:29

[edaily 이진우기자] SK(주)의 1대주주인 소버린 펀드가 SK글로벌 지원에 대해 사실상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SK(03600)(주)는 물론 SK글로벌 채권단까지 압박하는 모양새다. 특히 소버린은 이날 "주주들은 SK그룹의 스캔들로 더 이상 고통받아서는 안된다. 이제 SK㈜는 독자적인 길을 걸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히면서 SK글로벌 사태에 손을 떼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소버린 펀드의 입장은 자신이 1대주주로 올라선 SK(주)가 계열사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소버린은 앞으로 SK(주)의 경영에 참여,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이어서 채권단과 SK(주)의 협상과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버린. "계열사 지원은 구태" 소버린 측의 이날 발표내용은 "반대"라는 단어만을 직접 사용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강력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특히 소버린 측은 SK(주)의 계열사 지원을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한 구태로 몰아붙이며 압박을 가했다. 소버린은 이날 "SK 그룹 계열사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 사실상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는 현 지배구조에 연연하지 말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특히 소버린이 "SK㈜의 경영진이 강력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의 수익성과 신용도를 회복시키는 데에 전념하라"고 지적했따. 대신 ▲계열회사와의 거래에 관한 기업지배구조 강화 ▲기업윤리 ▲이사회의 구성 및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의 역할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감시역할 등을 강조함으로써 "SK글로벌 지원보다 내부 개혁이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소버린은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재벌 디스카운트 등으로 인식되어 온 불투명한 지배구조 관행에 대해 언급하고 SK(주)가 이번 사태를 "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소버린 경영 참여 신호탄 업계에서는 소버린이 SK(주)의 1대주주로 올라선후 SK글로벌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중시했다. 이번 발표가 소버린의 경영 참여 본격화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앞으로 크레스트가 SK(주)에 대한 경영 참여를 계속 할 것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SK사태에 계속 끌려갈 수 밖에 없는 SK(주)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 기업가치 면에서 일단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소버린은 이날 "신규투자를 위해 자기자본 수익율(ROE)에 관한 명확한 벤치마크를 정립할 수 있는 재구성된 사업계획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경영본연의 문제도 감시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는 점도 주목된다. SK측은 이에 대해 "소버린 측의 주문이 SK(주)의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것"이며 "이는 SK(주)의 에너지판매 마케팅조직 역할을 하는 SK글로벌을 정상화시켜 윈-윈하라는 요구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버린 측이 이날 SK의 "독자노선"을 강조한 것이나, "계열사와의 거리를 두라"고 요구한 점등은 SK측이 주장해온 "최선을 다해 SK글로벌에 협력하겠다는 입장"과는 확실히 다른 관점이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앞으로 양측의 조율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여전히 고마운 소버린..對채권단 협상력 강화 그러나 소버린 측의 이날 발표가 결국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SK(주)의 입지를 강화시켜준 셈이 됐다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소버린 측의 이러한 반발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SK(주)의 입장에서 "고마운 지원사격"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SK그룹은 지난 21일 이후 SK글로벌 지원에 대해 계열사 차원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누차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지원방안 협상에 들어갈 경우 매우 효과적으로 "소버린의 반대"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SK(주)는 "적극 지원"과 "지원 반대"라는 두 가지 카드를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소버린 측의 이같은 발표로 SK(주)가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며 "소버린의 경영참여가 SK(주)에는 지속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버린식 개혁 성공할까..불확실성 지속 그러나 SK(주)의 계열사 지원 문제가 소버린 펀드의 의도대로 진행될 지를 판단하는 건 이르다. 가장 중요한 키는 아직 SK(주)의 경영진이 쥐고 있다. SK(주)는 SK글로벌의 회생을 위한 투자와 지원이 SK(주)에게도 유리한 것이라는 논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소버린의 발표 시기도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SK(주)의 가장 중요한 현한인 SK글로벌 문제에 대해 1대주주로 올라선 지 20일이 지나서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너무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SK(주)는 지난 21일 "주주이익을 침해하는 계열사 지원은 않겠다"는 입장에서 "주주이익에 부합되는 계열사 지원은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으로 180도 선회한 상황이다. 또 앞으로 소버린 측의 요구가 SK(주)의 의사 결정에 얼마나 큰 압력으로 작용할 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도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소버린 펀드의 입장보다는 SK의 SK해운, SK글로벌 등에 대한 추가 지원 여부 등 향후 제기될 불확실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증권 박대용 연구원은 "크레스트의 생각대로 SK(주)가 SK글로벌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계열사 지원을 놓고 소버린과 SK(주)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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