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사태여파 대기업, 주총 비상.."나 떨고있니"

삼성, LG, SK, 두산 등 시민단체 참석에 노심초사
  • 등록 2003-02-20 오후 2:09:32

    수정 2003-02-20 오후 2:09:32

[edaily 하정민기자] 검찰의 SK그룹 수사가 경제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대기업들이 본격화하고 있는 정기주총에 SK사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3일 넥센타이어를 필두로 시작된 이번 정기 주총은 이번주까지 대기업이 거의 없었지만 내주 금요일인 28일 하이라이트를 맞을 예정이다. 이날 삼성전자(05930) 등 삼성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LGCI(03550), LGEI(02610), SBS(34120), 기업은행(24110), LG홈쇼핑(28150), 드림라인(35430), 태평양(02790), 효성(04800), CJ(01040) 등 무려 29개사가 일제히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주총이 다른 때보다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SK그룹 수사가 사법처리 수순으로 돌입한데다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대기업 기업지배구조, 대주주 지분매각 등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잘못된 경영관행을 확실히 바로잡겠다"는 태세로 주총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닉스·삼성·포스코 등 현안 많아 25일 이천 본사에서 주총을 여는 하이닉스(00660)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구분없이 21대 1 감자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최대 주총현안이다. 그동안 소액주주은 차등감자를 요구하며 균등감자안에 강력히 반발해왔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고위관계자는 "하이닉스의 소액주주 비율을 감안할 때 순조롭게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주주나 채권단의 입장을 고려치않고 무조건 소액주주의 권리만우선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삼성 그룹의 경우 배당금 문제가 주요 현안이다. 지난해 삼성 계열사들이 대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일반주주들은 고배당을 거세게 요구할 것이 확실시 된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며 4분기 실적악화 논란에 쌓이기도 해 배당 요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 이는 LG전자나 SK텔레콤 등 다른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다음달 14일 포스코 주주총회의 경우 유상부 회장의 연임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포스코 이사회는 유회장의 연임을 결의했지만 정부가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은행 등 일부 대주주들이 유회장의 '타이거풀스주식 고가매입 의혹' 등을 들며 연임에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표대결로 판가름날 경우 포스코 지분 60%를 보유한 해외투자자들의 지지도가 유회장 연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05490) 측은 "세계 철강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사상최대 실적을 내는 등 해외투자자들이 유회장의 경영능력에 신뢰를 보내고있다"며 "돌발변수가 없다면 유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부와 인수위가 민영화된 공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잇따라 지적하고 있어 유회장의 연임을 속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현대중공업(09540)은 2000년 사업보고서의 가결산 재무제표에 대한 회계처리의 적절성 여부가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투자유가증권에 대한 지분법 평가시 가결산재무제표를 이용하고 이를 주석으로 기재했으나 이같은 사실 외에 구체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아 지난 12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워크아웃을 졸업한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종합기계는 매각문제가 언급될 것으로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자사주 매입은 안건에 들어있지 않으며 대우종합기계는 해외매각을 앞두고 공장매각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중순으로 주총을 계획중인 (주)SK(03600)는 최근 현안으로 부상한 워커힐호텔과의 지분 교환 당사자여서 더욱 가슴을 졸이고 있다. 그러나 SK측은 "검찰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주총에 대비한 준비를 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같은 계열사인 SK텔레콤(17670)은 3월중순쯤 주총을 예정이다. 최근 투자규모 논란, 주가급락, 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로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측은 주총에서는 주주가치제고, 향후 비젼, 검찰조사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 투명경영의지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글과컴퓨터(30520)는 3월안에 주총을 소집할 예정이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컴은 4인이상의 이사회동의가 있어야 주총일과 안건을 확정할 수 있지만 이사진의 내홍으로 인해 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김근 전대표는 대표이사직은 해임됐지만 이사직은 그대로 수행하고 있어 의견수렴이 쉽지 않다. ◇시민단체 "잘 만났다"..금융권도 본격 참여 이번 주총 기간에서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움직임이 관심거리다. 특히 노무현 정부 출범을 계기로 참여연대와 기업별 소액주주모임 등이 대기업 기업지배구조, 대주주 지분 매각, 오너가족의 고속 승진 등에 대해 더욱 강도높게 문제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들에 대한 배당 문제도 관심이다. 상장기업의 지난해 실적에 비해 배당금액이 작다는 평가가 많지만 최근 주가하락으로 기업들의 반격도 만만치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사상 최초로 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하면서 배당 문제도 중요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참여연대 경제개혁팀 이수정 간사는 "비판 기업별로 주주총회 안건을 검토하고있으며 곧 적극 참여할 기업, 문제제기 사안을 정할 것"이라며 "총수 전횡이나 지분 매각 등 기업지배구조의 잘못된 점을 개선하겠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참여연대는 LG·SK·한화 3개 대기업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7일 LG화학계열 지주회사인 LGCI 전·현직 이사 8명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냈고 최태원·손길승 회장 등 SK 최고경영진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작년에는 한화 계열사에 대해 대한생명 인수를 위해 조직적인 분식회계에 참여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해외발행을 가장한 두산의 국내 BW발행 문제도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 간사는 "기업 투명성 확대, 소액주주 권리 보장 등을 위해 올해에도 주총에 활발히 참여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외환은행 주총을 시작으로 향후 모니터 대상기업에 금융권도 적극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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