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보다 더 다양한 ''五味의 세계''

  • 등록 2009-11-26 오후 1:38:12

    수정 2009-11-26 오후 1:38:12

▲ 막걸리와 막걸리 안주로 어울리는 김치, 두부, 마늘 편 튀김(오른쪽부터) /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이경호 기자 ho@chosun.com / 음식 스타일링=콩두 레스토랑

 
[조선일보 제공] 햅쌀로 빚은 막걸리

막걸리 열풍이 뜨겁다. 하지만 막걸리의 인기가 농민들에게 반갑지만은 않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막걸리와 청주는 압도적으로 수입산 농산물이 원료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탁약주·청주는 92.9%가 수입산 쌀과 밀로 빚는다. 국산 쌀이 수입산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막걸리가 팔리면 팔릴수록 수입 쌀과 밀이 소비되는 셈이다. '우리술'이라고 부르기 무색할 정도다.


이러한 모순적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가 지난 19일 있었다. 서울역사박물관 1층 콩두레스토랑에서 '누보 막걸리 데이' 행사가 열렸다. 19일은 프랑스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와인이 출시되는 날이었다. 보졸레 누보는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그 해의 포도를 수확해 담근 와인을 전 세계적으로 출시하는 행사를 벌인다. 보졸레 누보가 매년 햇포도를 사용해 담근 와인으로 축제를 벌이는 데서 착안, 올해 수확한 햅쌀로 빚은 막걸리를 선보이는 행사였다.

누보 막걸리 데이는 '막걸리학교'에서 주최했다. 막걸리학교에서 전국 15개 양조장에 '국내산 햅쌀로 막걸리를 빚어달라'고 부탁했다. 막걸리학교 '교장'이자 술품평가, 여행작가인 허시명씨는 "한국 쌀로 빚은 막걸리라야 한국술이란 이름으로 세계에 나갈 수 있다"면서 "현재 1병(750mL 기준)에 700~800원에서는 수지가 맞지 않지만 1500~2000원 정도만 받을 수 있다면 양조장들도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막걸리 애호가들과 언론으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행사에 참가한 양조장들은 한껏 고무된 상태. 대부분의 양조장들은 사전 주문에 한해서 햅쌀 막걸리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행사에 참가한 15개 막걸리를 막걸리 애호가 모임 '물불'에서 시음하고 품평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음식을 오미(五味) 즉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다섯 가지 맛으로 구분한 데서 착안, '단맛' '신맛' '쓴맛' '농도' '향' 다섯 가지 막걸리 맛을 평가하는 기준을 세웠다. 이 다섯 가지 맛이 얼마나 약하냐 혹은 강하냐에 따라 0부터 5까지 점수를 매기고, 이를 5각형으로 시각화했다. 물불에서는 이를 '막걸리오감도'라고 이름 붙였다.


'물불'의 멤버이자 일본에서 '사케 소믈리에(기키사케시)'로 활동하고 있는 임은영씨는 "음식이나 술이 발전하려면 맛을 평가하는 어떤 기준이 필요하다"며 "막걸리를 평가하는 틀 혹은 시스템을 제시하려 한 것이지,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누가 언제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맛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주관적 분야에 속한다는 것이다. 임씨는 "일본에서는 사케(청주) 라벨에 양조장 알코올 도수 용량 재료 등을 구체적으로 표기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면서 "막걸리가 발전하려면 이런 표기 지침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게재 순서는 브랜드명을 가나다 순으로 배열한 것임.

※소량 생산하는 막걸리로, 사정에 따라 생산 일정이나 물량 또는 판매 여부가 변경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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