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자동차)겁없는 신생 슈퍼카 `아폴로`

  • 등록 2005-12-28 오후 4:50:05

    수정 2005-12-29 오전 10:26:11



[이데일리 조영행기자] 바야흐로 슈퍼카의 전성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라는 명성을 얻기 위한 속도경쟁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습니다. 세계 신기록이 엎치락 뒷치락 하더니 인류 최초로 시속 400 킬로미터를 돌파한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무한격돌의 와중에 올해 첫 선을 보인 독일산 슈퍼카 `아폴로`를 소개합니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속도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1998년부터 맥라렌 F1이 보유하고 있던 공인 세계 최고 속도 386.84 킬로미터를 올해 스웨덴의 코닉세그 CCR이 387.87 킬로미터로 깼다는 소식이 들리기가 무섭게 시속 400킬로미터를 돌파한 부가티 베이론이 등장해 속도 매니아들을 열광시켰다.

사실 이런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자동차 업계는 1980년대의 경제적 부흥기와 비약적인 기술 발전에 힘입어 90대 초반에도 `보다 빠르고, 보다 강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마력 전쟁`을 벌인 전력이 있다. 맥라렌 F1, 재규어 XJ220, 부가티의 EB110 등이 당시에 자동차 세계 신기록을 잇달아 갱신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이후 경기침체와 함께 세계 자동차 산업이 구조조정을 통한 업계 재편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슈퍼카 개발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자동차업계 재편이 일단락되자 슈퍼카 전쟁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유럽 전통의 강호는 물론이고 스파이커, 코닉세그, B엔지니어링, 파가니 등 소형 전문 업체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독일의 신생업체인 GMG 역시 이런 소형 슈퍼카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GMG의 첫작품인 `아폴로`는 최대출력이 650 마력에 최고시속 360 킬로미터의 속도를 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킬로미터에 도달하는 정지가속은 3초에 불과하다. 최대 출력 1000마력에 시속 400 킬로미터를 넘기는 `괴물차` 부가티 베이론의 등장으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다른 슈퍼카에는 손색이 없는 성능을 자랑한다.

또 베이론의 경우 과도하게 낮은 연비 때문에 사실상 일반 도로 주행이 쉽지 않은 데다가 100만 달러대의 비싼 가격과 한정된 생산수량 등의 제한이 많아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는 존재다. 반면 아폴로는 훨씬 현실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추고 있어 베이론과의 단순비교는 의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GMG라는 이름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생소하기만 하지만 `아우디`의 기술력이 그 기반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흘려 볼 수 없는 존재다. GMG는 아우디 전문 튜닝업체인 MTM의 창업자인 롤란트 마이어가 아우디의 롤란트 굼페르트를 스카웃해 설립한 회사다. 자신도 아우디 엔지니어 출신인 마이어는 아우디 튜닝카인 바이-터보 TT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마이어가 불러 들인 굼페르트 역시 1970~80년대에 아우디 모터스포츠 팀을 이끌면서 이름을 떨쳤다. 그가 이끄는 동안 인골슈타트 콰트로스 팀은 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25회나 제패했다. 또 아우디 모터스포츠 팀을 이끌고도 4번의 월드 랠리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굼페르트와 함께 GMG를 이끄는 또 한 명의 핵심인물인 우베 블렉 기술이사도 아우디에서 개발담당 엔지니어로 잔뼈가 굵었다. 드라이빙 다이내믹스와 휠/타이어, 시뮬레이션 등이 그의 전공이다.

아우디 출신의 인물들이 설립한 GMG는 창업초기부터 아우디 자동차를 기본으로 다양한 스포츠 카를 만들겠다는 설립 목적을 갖고 모였다. GMG의 공장이 아우디 인근의 인골슈타트에 세워진 것도 우연이 아니다. 

2002년 아폴로를 개발할 당시의 목표는 '그 어떤 자동차 보다 빠르고, 일반도로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올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아폴로에는 아우디 RS6의 4200cc짜리 V8 엔진이 장착된다. 엔진 배기량은 동일하지만 튜닝성능에 따라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다. 가장 낮은 등급은 최대출력 360마력(최대토크 354 lb-ft)의 힘을 발휘하며 최고시속 290킬로미터에, 시속 100 킬로미터 도달에 4.2초가 걸린다. 중간급 모델은 슈퍼차저로 출력을 460 마력(최대토크 440 lb-ft)으로 키웠다. 최고속도는 시속 300 킬로미터이고 정지가속은 3.8초다. 최고성능을 내도록 튜닝된 RS6 플러스는 2개의 터보 차져를 장착해 최대 출력을 650마력(최대토크 597 lb-ft)까지 높였다. 최고 시속은 360킬로미터이며, 시속 100킬로미터 도달에 3초가 걸린다.

섀시와 차체 개발에는 뮌헨 대학과 엔지니어링 업체인 니텍(Nitec)이 참여했다. 고강도 강관 프래임으로 제작된 섀시는 크롬몰리브텐으로 보강해 강성을 더욱 높였다. 이 정도의 강도를 지닌 섀시와 차체는 대개 레이스용 자동차에나 적용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아폴로의 경우 차체가 가벼운 데 비해 출력이 높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차 길이는 5.25미터, 폭은 1.95 미터, 높이는 1.1미터. 휠베이스는 2.7미터로 슈퍼카 중에서는 가장 작은 사이즈에 속한다. 

또 보기 드물게 차체의 소재를 소비자가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파이버글래스 수지로 보강한 GRP나 카본 화이버 소재를 선택할 수 있다. 두 가지 다 가볍고 강도가 높다는 특성을 지니지만, 카본 화이버가 더 가볍고 튼튼하다. 다만 가격은 GRP가 경제적이다. 이 같은 차체 구조와 소재를 적용한 덕분에 무게가 980킬로그램에 불과하다. 덕분에 출력에 비해 더 큰 가속과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슈퍼카의 차체는 고속주행시 발생하는 양력(揚力)과 항력(抗力)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아폴로의 차체 디자인은 이런 문제를 극복했다.

아폴로의 항력은 0.39cd로 다른 유선형 자동차 보다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는 다운포스(차체를 밑으로 누르는 힘)에 의해 상쇄된다. 칼날 모양의 리어 스포일러(뒷날개)와 공기역학적인 설계를 통해서 주행시 차량 후미에 600킬로그램의 다운포스가 생긴다. 시속 360킬로미터에서는 다운포스가 1000 킬로그램에 달한다는 것이 굼페르트의 설명이다.

둥근 형태의 전면 펜더(차바퀴 덮개부분) 위에 튀어나온 삼각형의 헤드램프는 플리머스의 컨셉카 PT 프론토를 연상시킨다. 문 대신에 반투명 패널을 장착해 위 아래도 여닫히는 걸윙 스타일의 도어를 갖춘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주행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레이싱 카에 적용되는 여러가지 첨단 기술이 적용된 것도 특징이다. 대부분의 일반 도로 주행 자동차는 업라이트 서스펜션을 사용하는 반면 네 바퀴에 모두 더블 위시 본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푸쉬로드로 구동되는 댐퍼(흡진기 吸振器)를 설치함으로써 공간 확보와 주행성능 향상 효과를 냈다. 또 스틱 대신 핸들 뒤에 설치된 레버로 기어변속을 하는 패들 쉬프터 방식의 6단 변속기 역시 레이싱 카에서 따온 기술이다.

아폴로는 주행성능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대형 바퀴를 장착하고 있다. 앞바퀴는 9.5x19 인치(폭x직경) 크기의 경량 합금 휠에 245/35밀리미터(폭/두께) 타이어를 달았고, 뒷바퀴에는 13X19인치 휠에 345/35 밀리미터 타이어를 장착했다. 이에 맞춰 380밀리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를 8개의 피스톤으로 구동되는 캘리퍼가 제동하는 확실한 브레이크 성능도 갖췄다.  

아폴로는 올해 50대, 내년에 150대 정도가 생산되는 소량 생산 자동차로 가격은 주문 사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대략 14만2000달러에서 21만6000달러에 이른다. 맥라렌 F1에 버금가능 성능을 내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돋보이는 가격이다. 특이하게도 주문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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