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서평)멋대로 살아라

  • 등록 2006-01-20 오후 4:33:41

    수정 2006-03-28 오후 3:50:10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처음 이 책이 내 손에 쥐어졌을 때 "눈길은 끌지만 썩 맘에 들지 않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난 쓸 생각이 없다`로 시작되는 머릿말을 접했을 때 조금 불편해졌다. "어떤 책일까?"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쭈르륵 넘겼을 때 지나치게 많이 등장하는 주인공의 사진에 "이거 화보집 아니야?"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잡다한 생각이나 의심, 불편한 마음은 따뜻한 봄날 눈녹듯 사라졌다. 그녀의 밝고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 장단 맞추며 온 가슴으로 울고 웃게 됐다.

시인 류시화는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이렇게 적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 30cm밖에 안되는 거리`라고. 그녀는 딱 힘을 빼고 한 발자국 뛰었다. 머리에서 가슴까지 포~올~짝~.

우리도 따라해 볼까. 먼저 근육 풀기! 그녀는 심각한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심각한 인간이 받는 벌이란 결국 그 `심각함`이라고. `심각함`과 `신중함`은 다르다고. 심각함은 굳은 얼굴과 무거운 마음의 딱딱한 등껍질속에 웅크리고 들어가 삶의 수많은 아름다운 순간들을, 농담들을, 놀이들을 놓쳐버리는 것이라고.

준비 운동을 마친 우리에게 그녀는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제안한다. 인도에서 길거리에 버려진 가난한 개들에게 마음이 꽂힌 `안나`, 그녀는 전 재산을 팔아 매일매일 산만한 빵 광주리에 빵을 가득 사서 앙상하게 뼈만 남은 개들을 먹인다.

만나는 관광객마다 덥썩 끌어안는 포옹주의자 `사히드`. 허깅을 우습게 보지 마라. 치밀하게 계산할 줄 아는 명석한 두뇌(IQ)와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가슴(EQ), 끌어당기고 리드할 수 있는 카리스마(CQ)의 오묘한 배합이 바로 허깅(HQ, Huggish Quotient)이다.

"답례하실 필요 없어요. 멀리서부터 우리 마을에 와 주신 분들께 그냥 춤을 추어드린 것 뿐이예요" 가난하지만 자존심을 잃지 않는 히말라야 여인까지.

본격적인 수업 시간! 따뜻한 건 환영이지만 뜨거운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열연`은 거부한다. 이렇게 말하기 정말 미안하지만 어떠한 관계도 영원하지 않기에. 조금 `cool`한 냉각장치가 필요하다. 차가운 버터가 단단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것처럼.

외롭다면 위로받자. 괜찮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누구나 위로를 원한다. "All by myself"를 외치는 브리짓 존스도, 신혼의 신부도, 구걸하는 아이도, 악수하는 정치인도. 경고한다. 위로받지 못한 상처는 포악한 마음으로 흉터진다.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순간에도 웃자. 그러면 `웃을 수 없는 순간`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웃음은 어두운 방안에 불을 켜는 것과 같다. 아무리 깊고 오랜 어둠일지라도 씨앗만한 불빛만 있다면 단숨에 아침 안개처럼 사라져 버린다.

힘겨운 요가 동작들을 끝내고 온몸의 근육이 구석구석 즐거운 땀냄새에 젖어 환희에 찼을 때 그녀는 `의미심장한 명상`을 제안한다.

"그대들의 손가락을 보라. 무엇이 보이는가? 힘차고 당당한 엄지는 에고(ego)다. 언제 어디서나 불쑥불쑥 고개를 쳐든다. 나, 내것. 검지는 지배욕이다. 모두을 내 휘하에 두고 싶고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은 욕망. 중지는 동물적인 욕구. 가슴 밑바닥에서 숨겨진 채 끓고 있는 육욕과 탐욕이 그대들 손 한 가운데에서 가장 길게 자라고 있는 것을 보라! 약지는 지식욕이다. 그것은 자리만 바꾼 지배욕과 같다. 지식으로써 남 위에 서고자 하는 욕구. 보라. 검지와 약지는 똑같은 길이로 동물적 욕구를 떠받치고 있다. 소지는 사랑받고자 하는 나약한 의지다. 보호받고자 하고 애정의 그늘에서 자란 이끼 같은 심성이다.

그대들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명상을 할 때에 엄지와 함께 그 모든 손가락을 돌아가며 맞대어 에고와 함께 그 욕망들이 모깃불처럼 하나씩 사그라드는 것을 지켜보도록 하라. 지배의 욕망, 육신의 쾌락, 지식의 욕구, 애정의 갈구가 가뭇없이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남는가?

`쉬움(Easiness)`, 그것만이 남는다. 그 쉬움의 상태가 그대 본연의 모습이다. 그것을 늘 거울처럼 가슴에 지니도록 하라"

<작가> 곽희영.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나라기획, 금강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1999년, 회사를 그만두고 인도 정부의 문화교류장학생 프로그램으로 유학을 떠난다. 정통요가, 춤, 태극권, 명상 등을 배우고 귀국해 클럽메드 GO(Gentle Organizer)가 됐다. 잡지 `코스모폴리탄` 등 외국 언론에 `동양의 신비로운 요가 강사`로 소개되기도 했으며 `아시아 지역 대표 GO 4인`으로도 뽑혔다. 5개국어를 구사하며 가방 두개와 웃음을 가지고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출판사> MCS
<정가>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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