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략)일드커브에 대한 몇가지 상상

  • 등록 2002-11-14 오후 1:25:40

    수정 2002-11-14 오후 1:25:40

[edaily 정명수기자] 일드커브(yield curve)가 거의 누웠다. 커브는 어떻게 변할까.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좋겠다. 단기 IRS가 CD 레이트와 역전되기까지 했으니, 선입견은 상상력을 제한할 뿐이다. ◇유동성과 수급 일드커브가 평평하게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콜금리를 올리고 싶어 안달하던 한은이 10월 금리가 동결되자 은행권의 자금 사정을 빠듯하게 가져갔다. 단기채 수익률이 연일 쏟아지는 은행채와 CD 레이트에 막혀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장기물은 꾸역꾸역 내려왔다. 마침 카드사들이 해외에서 ABS를 발행, 스왑 마켓에서 교란 요인이 발생했다. 장기채 부족은 예보채 차환 발행이 재개된 이후에도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고, 장기투자기관들은 해외에서 발행된 ABS 등에 눈독을 들였다. 11월에도 콜금리가 동결되자 이제는 단기물도 더 이상 눈치를 볼 것이 없다는 듯이 하락했다. 그러나 장기 쪽 커브의 하락 속도가 더 빨랐다. 스왑 시장에서는 `손절`이 등장했고, 스왑 커브는 현물 커브보다 먼저 눕기 시작했다. 결국 지금의 커브 모양은 장기채 수급 상황과 콜금리 인상 실패에 따른 후유증인 셈이다. ◇어떻게 변할 것인가 당분간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수 없다고 하면, 단기 수익률은 제자리 아니면 하락이다. 만약 한은이 콜인상이 아니라 인하를 하면 단기물은 떨어지겠지만, 당장 커브의 단기 쪽은 CD 레이트에 달려 있다고 봐야겠다. 추석부터 시작된 한은의 자금 조이기의 결과로 CD 수익률이 올랐기 때문에 이것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단기 수익률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대로 가계대출이 억제되면 은행채 발행 압력도 낮아질 것이고, CD 레이트 역시 하향 안정화될 것이다. 반면 CD에 연동된 가계대출을 감안하면 CD 레이트 하락이 은행에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은행들은 CD 수익률이 내려가더라도 적정선을 유지했으면하고 바랄 것이다. 한국은행이 대내외적인 상황 때문에 콜금리를 어쩌지 못했지만 과거처럼 콜금리보다 낮은 지표금리를 용인할만큼 너그럽지는 않다. CD가 제자리에서 한동안 멈춰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커브의 장기 쪽은 어떨까. 14일 예보채 입찰에서도 볼 수 있듯이 5년 이상 채권에 대한 투자 욕구는 여전히 강하다. 딜링세력까지 가세하면 5년, 10년물 스프레드는 더욱 축소될 수도 있다. 스왑 마켓에서는 이미 과거의 스프레드 기록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는 것.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어.." 일드커브 플래트닝은 우리 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래 그림처럼 각국의 일드커브는 충분히 평평하다. 프랑스나 독일은 1~2년 구간에서 단기 수익률과 역전 현상도 보인다. 일본의 커브는 말할 것도 없다. 수익률 레벨을 무시하고 커브 기울기만 보면 미국의 일드커브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보일 정도다. 미국의 커브는 한 때 현재의 유럽지역 커브와 유사했던 적이 있다. 2000년 미국은 재정흑자를 기반으로 장기 국채를 열심히 바이백했다. 당시 경기는 지금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에 단기 쪽 커브는 튀어올라 있었다. 바이백 대상인 10년물과 30년물은 아래로 처져있었다. 마치 `니은자(ㄴ)`처럼 장단기 수익률이 역전된 커브를 만들었다. 한국은행이 고집을 꺾지 않고 단기 금리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우리 커브는 어떻게 될까. 재경부는 벌써 몇개월째 국고10년을 발행한 자금으로 바이백을 하고 있지 않은가. "설마 그렇게까지 되겠어"라며 가능성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다 점검하고 넘어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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