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안에 끝난 확진자 투표…'혼란' 없었다

9일 20대 대선 확진자 투표 해보니
사전투표와 같은 혼란 없어
방호복 입은 선거 사무원 미리 대기
확진자 외출 문자 등 꼼꼼하게 살펴
  • 등록 2022-03-09 오후 7:47:53

    수정 2022-03-09 오후 7:47:53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미리 가서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

오후 6시 이후 여유롭게 투표에 나서려 했으나 배우자의 재촉에 서둘러 준비를 마쳤다.

말을 듣고 보니 그럴 법도 했다. 사전 투표에서 이미 1시간 이상 기다렸다는 얘기가 나왔고, 투표 시간이 겹치는 등 문제가 해결됐다 해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80만명에 이른다니 투표소가 꽤 붐빌 터였다.

게다가 확진자는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 외에도 코로나19 확진 또는 격리자라는 사실을 한 번 더 증명해야 하고, 방역이나 거리두기도 더 철저하게 신경 써야 하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했다.

코로나19 확진자에게는 거주 지역의 보건소가 외출 허용 문자를 발송한다. 외출 허용 시간은 오후 5시50분부터이며 6시 이후 투표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기자는 확진자 사전투표일인 5일과 본 투표일인 9일, 두 차례에 걸쳐 문자를 받았다.

사전투표일에는 기침과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심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확진 후 시간이 지나고 증상이 조금이라도 완화한 본 투표일을 선택하는 것이 이웃에 대한 추가 감염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나름의 생각 때문이었다.

정확히 6시에 투표소에 도착해 보니 5~6명의 사람이 줄을 서 있었고, 곧 선거 사무원들이 나와 안내를 시작했다. 확진자를 마주해야 하는 선거 사무원들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모두 방호복을 제대로 갖추고 있어 조금이나마 안심했다.

선거 사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거리두기를 지켜 투표소에 입장했다. 이미 해당 투표소에서 여러 번 선거를 치렀는데, 확실히 이전 투표 과정보다는 시간이 더 소요됐다.

확진자이기 때문인지 기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권자가 손을 소독하고, 비닐장갑을 끼는 등의 과정을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지켰다.

또 선거 사무원들은 신분증 확인 후 보건소가 보낸 확진자 외출 허용 문자를 자세하게 살폈다. 본인이 직접 받은 것이어야 하고, 전달받은 것이면 안 된다고 했다. 만약 보건소로부터 외출 허용 문자를 받지 못했다면 유전자증폭(PCR) 양성 확인 문자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 투표에서는 투표함이 없어 종이 상자나 쇼핑백 등에 유권자들의 표를 담아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했으나 본 투표에서는 시간을 분리해 그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본인이 직접 자신의 표를 투표함에 넣는 과정이 일반 투표와 다를 바 없었다.

꽤 긴장했던 확진자 투표는 큰 탈도, 문제도 없이 10분 만에 끝났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들에게 방호복을 입은 선거 사무원들이 여유로운 목소리로 “빨리 쾌차하세요”라고 응원의 말을 건넸다.

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조금만 더 현장 상황을 고려, 사전 투표에서도 확진자를 분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기자가 방문한 투표소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모든 투표소에서도 큰 잡음 없이 확진자 투표가 진행됐기를 바란다.

아이부터 온 가족이 차례로 코로나19에 확진되며 2주가량을 격리하고 맞는 짧은 외출이 아쉬웠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여겨본다.

외출 허용 문자에서는 거듭 투표 후 곧장 귀가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또 다른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방역수칙을 준수해 어서 귀가하라, 다른 사유로 외출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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