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고립과 연관? "'尹수족' 손준성, 내 뜻과 달리 유임"

  • 등록 2021-09-06 오전 11:40:11

    수정 2021-09-06 오전 11:40:11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8월 장관 재직 시절 검찰 인사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난관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사진=뉴시스
추 전 장관은 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재직 시절 검찰의 여권인사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검찰 연성 쿠데타”라고 규정한 추 전 장관은 문제의 고발장 발신자로 지목된 손준성 검사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유임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의혹이 제기된 지난해 4월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는 같은 해 8월에 수사정보담당관으로 직급이 하향조정됐다.

추 전 장관은 당시 손 검사를 유임시키지 않으려 했으나 윤 전 총장 측이 간접적으로 유임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반기 인사할 때 여름 인사할 때는 서면으로 의견을 내라고 해서 본인이 인사 원칙에 관한 서면 의견을 냈다. 또 두 번째 구체적으로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을 때도 의견을 낸 바가 있다”며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그 의견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적재적소 인사와 검찰 인사 혁신 취지 인사 기조가 반영돼야 되기 때문에 그 하나하나를 총장이 말한다고 해서 들어줄 순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검사) 유임 의견이 있었지만 유임을 시키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유임 결과로 됐는지는 나중에 제가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말했다. 자신은 인사안에서 손 검사를 유임시키지 않으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유임이 됐다는 것이다. 인사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나 개입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추 전 장관은 “수사정보정책관은 눈과 귀라고 했다. 그래서 본인의 수족을 왜 다 자르느냐고 (윤 전 총장이) 강력한 반발을 했다”고도 말했다.

사회자가 “장관님은 유임시킬 생각이 없었는데 유임됐다면 윤석열 당시 총장이 다른 루트로 유임을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되고 그 다른 루트는 결국 청와대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추 전 장관은 “그것은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가 없고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답했다.

추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사 유임 청탁 폭로 등 진실공방과도 연관 있어 보인다. 추 전 장관은 대선예비경선에 입후보한 이후 장관 재직 시절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 여당 일부의 비협조와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수사지휘권을 잇따라 발동하는 등 강성 검찰 개혁 기조를 밀고나가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지지, 반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경험을 했다. 심지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추 전 장관이 정치적으로 고립되는 양상도 나타났다.

추 전 장관은 지난 주말 있었던 경선 연설에서도 “검·언·정의 공격은 생각보다 거셌다. 사방에서 쏟아진 공격은 곳곳에 상처를 냈고 피를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견딜 수 있었다.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었고 누군가는 끝내 해내야 할 일이기 때문”이라며 “정작 저를 아프게 했던 것은 일부 동지들이 보여준 개혁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와 냉소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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